SK텔레콤이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한다. 하나금융그룹, 키움증권과 함께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장을 던진 걸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다음달 26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김 전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임기는 3년이다.
SK텔레콤이 그동안 사정당국 출신의 사외이사를 영입한 적은 있지만 금융당국 출신의 사외이사를 영입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전 위원장은 행정고시 23회 공직에 입문한 뒤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재정경제부 제1차관, 금융위원장을 역임한 정통 금융관료다.
2003년 카드대책을 내놓을 때 "관은 치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말한 게 아직도 회자된다. 대표적인 모피아 인사로 아직도 관료 사회에선 그를 따르는 후배들이 많다.
SK텔레콤이 김 전 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한 건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하는데 유리한 고지에 서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향후 SK텔레콤이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받으면 김 전 위원장의 금융관료 경험이 도움이 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 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도 2017년 카뱅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을 고문으로 영입했다. 한국투자금융은 증권업에는 정통하지만 은행업 경험은 부족했기 때문이다.
다음달 5G(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상용화하면서 향후 더 확대될 융합형 금융서비스에 대한 조언을 김 전 위원장에게 구할 수 있다.
5G 서비스가 상용화되면 금융서비스도 크게 변할 예정이다. 예컨대 VR(가상현실)로 은행창구를 구현하면 스마트폰으로 대면 서비스를 받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SK텔레콤이 간편결제 서비스 'T페이'를 제공하는 등 이미 금융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금융 전문가가 필요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금융위원회는 지난 25일 '핀테크 및 금융플랫폼 활성화를 위한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방안'을 발표하고 간편결제 서비스를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은행 등 금융회사가 IT전문가를 사외이사 등으로 영입하는 것처럼 IT기업에도 금융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필요성이 커졌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추진중인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주주가 아니어서 김 전 위원장의 역할이 크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있다.
또 김 전 위원장은 은퇴 이후 금융보다는 역사에 관심이 많다. 김 전 위원장은 현재 지평인문사회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부총리와 금융위원장 후보로 거론됐지만 번번히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SK텔레콤 관계자는 "이사회 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절차에 따라 사외이사 후보로 결정됐다"며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