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구하기 나선 교보생명, 안진회계법인 검찰 고발

전혜영 기자
2020.04.09 10:26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 사진제공=교보생명

교보생명의 최대주주인 신창재 회장과 재무적 투자자(FI)들이 풋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 행사와 관련한 중재소송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교보생명이 FI의 풋옵션 가격을 산출해 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하 안진회계법인)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지우를 통해 안진회계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9일 밝혔다. 안진회계법인이 회계평가업무 기준을 위반했다며 최근 미국 회계감독위원회(PCAOB)에 고발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교보생명은 안진회계법인이 공인회계사법 제15조, 제22조 등을 위반했다고 주장한다. 안진회계법인이 FI의 풋옵션 공정시장가치(FMV)의 평가기준일을 고의로 FI 측에 유리하게 선정해 적용하고, 일반적인 회계원칙에 적절하지 않은 평가방법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교보생명의 법률대리인인 지우는 "일반적인 기업 가치평가와는 달리 법원에 의해 강제성이 부여될 수 있는 옵션 행사가격에 대한 평가는 행사일을 기준으로 산출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밝혔다.

이어 "안진회계법인은 이런 기본 원칙을 위배해 FI의 풋옵션 행사 시점이 2018년 10월 23일임에도 같은 해 6월 기준 직전 1년의 피어그룹(비교기업) 주가를 사용했다"며 "행사가격을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평가기준일을 앞당겼을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우는 "안진회계법인이 산정한 공정시장가치는 의뢰인인 FI가 부당한 이득을 얻게 하도록 가담하지 않았다면 도저히 산정할 수 없는 금액"이라며 "공인회계사법 위반을 입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가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교보생명은 앞서 안진회계법인을 미국 회계감독위원회에 고발했다. 공정시장가치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평가업무 기준을 위반했고, 이것이 주주 간 분쟁 장기화의 단초가 돼 회사에 유무형적 피해를 줬다는 이유에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사안의 본질에서 벗어나 주주 간 분쟁이 경영권 문제로까지 연결되면서 회사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가중되고 있다"며 "이번 조치는 고객, 투자자, 임직원 등 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해 회사의 평판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자구책"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어피니티 컨소시엄 등 FI와 풋옵션 행사가격과 관련한 중재 소송 중이다. FI는 안진회계법인이 산정한 공정시장가치 등을 바탕으로 풋옵션 가격을 1주당 40만9000원대로 제시했고, 신 회장 측은 생명보험사의 시장가치가 떨어져 20만원 중반대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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