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이른바 '플렉스(Flex)'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플렉스 해버렸지 뭐야"라는 말과 함께 자신의 사치와 소비를 가감 없이 드러내는 게 특징이다. 플렉스는 원래 '구부리다'는 뜻이지만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을 자랑할 때 쓰이며 젊은층 사이에서 '과시하다'의 의미로 통용된다.
실제로 구인·구직 사이트 사람인이 2030세대 306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결과, 응답자의 52.1%가 플렉스 소비에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자기만족(52.6%)과 스트레스 해소(34.8%)를 주된 이유로 꼽았다.
젊은층은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방식으로 플렉스 소비를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감정 변화에 따른 충동적 소비는 돈 모으기를 방해한다. 소비가 주는 행복은 아주 짧은 시간에 불과해 얼마 지나지 않아 줄어든 통장 잔고를 보며 불안과 우울에 휩싸이기도 한다.
사회초년생 A씨는 최근 코로나19로 직장을 쉬면서 플렉스에 빠졌다. "월급이 줄어 재정 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소비가 늘었다. 일을 쉬며 느끼는 공허하고 답답한 마음으로부터 해방되려 쇼핑을 자주 하는데 결국 남는 건 '텅장' 뿐이고 악순환이 반복되는 기분이다"라며 속상함을 토로했다.
부자들의 소비, 우리와 다른 점이 있다
돈을 잘 모으는 사람은 감정 변화에 휘둘리지 않는다. 가령 부자들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기분이 우울할 때 소비를 통해 기분을 전환하기보다 운동, 독서 등 자신만의 방법으로 자존감을 높이고 스트레스를 통제하는 방식을 택한다.
그렇다고 부자들이 돈을 아예 쓰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남다른 소비 패턴을 보인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실시한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들의 금융자산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부자들의 가구당 월평균 지출은 1100만원으로 2018년 기준 통계청의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인 254만원에 비해 약 4.3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부자들은 소비를 일종의 투자로 본다. 투자 가치와 수익성을 고려해 돈을 쓴다는 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떨어지는 옷, 자동차 등의 소비재보다 투자 가치가 높은 분야에 돈 쓰기를 아까워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큰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전문가를 초청해 가르침을 받거나 강연에 참석한다. 배움을 통해 자기존중 및 자아실현의 욕구를 채우기 위함이다. 새로운 것을 얻음으로써 느끼는 에너지가 그들에게 의미 있는 수익을 가져다주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