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00만원짜리 신용대출이 집값 상승 주범?

이학렬 기자
2020.08.26 17:30

[MT리포트-신용대출 딜레마]주담대 부족분 메우고 있어…부동산보단 주식시장 유입 가능성 커

[편집자주] 신용대출 폭증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거나 부동산에 투자하는 사례도 적지 않아 신용대출 규제에 대해 갑론을박도 계속 된다. 이른바 ‘빚투’도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생계형 신용대출을 막을 수도 없다. 당국은 딜레마에 빠져 있고 은행은 당국을 곁눈질한다.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신용대출이 과연 집값 상승을 유발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 대출’이란 표현에서 보듯 신용대출이 집값을 밀어 올린 부분이 있다고 보는 시각과 신용대출이 일부 부족한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을 메울 순 있어도 집값 상승을 끌어올리는 기폭제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는 게 엇갈린다.

평균 신용대출액 3000만원대, 10억원 이상 집값 올렸다?

물론 금융권은 모두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주담대를 받기 어려운 만큼 신용대출 일부가 부동산시장으로 흘러갔을 가능성 자체를 배제하지는 않는다. 부동산 카페 등에는 부족한 주담대를 메우기 위해 신용대출을 활용했다는 얘기도 올라오고 있다. 그렇지만 신용대출이 집값을 지속적으로 올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예컨대 시중은행에서 받을 수 있는 신용대출 한도는 보통 1억5000만원 정도다. 이 정도까지 신용대출을 받는 사람은 소수다. 실제로 한 시중은행의 지난달 평균 신용대출 금액은 1인당 3400만원이었다. 물론 평균값이어서 통계의 함정을 피하기 어려울 수는 있다. 그렇지만 중위가격 9억원을 훌쩍 넘어선 서울 아파트 가격상승이 ‘신용대출의 힘’ 때문이라고 말하는 건 과하다는 것이다.

이른바 6.17 대책을 전후해 신용대출이 폭증한 것은 사실이지만 7월 들어 부동산 거래가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용대출이 부동산시장으로 흘러갔다고 단정짓기도 쉽지 않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과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건수는 1만324건으로 전달보다 30% 이상 줄었다. 경기 아파트 매매도 2만1911건으로 전달보다 37% 감소했다. 서울과 경기 아파트 전세거래도 각각 16%, 19% 줄었다. 1주일 남은 8월 거래는 7월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금융시장팀장은 “부동산 규제가 시차를 두고 시장에 영향을 미치면서 부동산 거래가 줄고 있다”며 “신용대출에 꼬리표가 없지만 부동산시장으로 흘러갔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 청약때 신용대출 수천억원 늘었다 줄어…주식시장 유입 가능성 커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이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 참석해 시초가 확인 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금융권은 신용대출이 부동산시장보단 주식시장으로 흘러갔을 것으로 본다. 최근 일평균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30조원 이상이다. 1년전만 해도 10조원에 그쳤다.

‘동학개미운동’이라 불리며 개인투자자가 주식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융자잔액은 지난 18일 16조원을 돌파했다. 일부는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아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공모주 청약에 신용대출이 활용되고 있는 현상도 나타났다. 신용대출은 단기간 빌리고 갚을 수 있어서다. 지난 6월 SK바이오팜 공무주 청약 당일 한 시중은행에선 신용대출이 수천억원 집행됐다가 이틀 후에 바로 상환됐다. 공모주 청약 증거금을 신용대출로 납입한 다음 납입기일이 끝난 후 바로 갚은 것이다.

금융당국의 시각도 별반 다르지 않다. 금융당국은 신용대출 증가가 △주식매매자금 △코로나19에 따른 생활안정자금 수요 △일부 주택시장 과열에 따른 긴급 매매자금 수요 등 여러 요인이 맞물린 복합적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금융당국 신용대출 규제에 '신중'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이 1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손 부위원장으 이날 금융권에 과도한 신용대출이 주택시장 불안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현재 DSR 비율 준수 등 관련 규정을 철저히 지켜줄 것을 요청했다./ 사진제공=금융위

금융당국의 시각도 별반 다르지 않다. 금융당국은 신용대출 증가가 △주식매매자금 △코로나19에 따른 생활안정자금 수요 △일부 주택시장 과열에 따른 긴급 매매자금 수요 등 여러 요인이 맞물린 복합적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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