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출금리서 뺀 예보료·지준금, 수신금리에…예금금리 덜 오르나

김상준 기자
2022.10.19 16:43
서울 여의도 소재 금융감독원 본원 모습/사진=뉴스1

은행들이 예금보험료(예보료)와 지급준비 예치금(지준금)을 대출금리가 아닌 수신금리에 반영하기로 했다. 대출금리를 떨어뜨리는 요인이지만 예·적금금리 역시 낮추는 역할을 하게 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최근 '대출금리 모범규준'을 개정해 예보료와 지준금을 가산금리 항목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가산금리는 업무 원가나 목표 이익률 등을 고려해 은행이 자체 책정하는 금리로, 대출금리 구성 요소다. 예보료와 지준금은 그동안 '법적 비용'으로서 가산금리에 반영돼 왔다.

은행들은 대신 예보료와 지준금을 수신금리에 반영할 계획이다. 예보료와 지준금을 수신 비용으로 계산하면 예·적금 금리는 낮아질 수 있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예보료와 지준금은 예금자 보호를 위한 비용이기 때문에 수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감당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은행들의 자체적인 결정이지만 개선안은 금융당국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지난 7월부터 은행들의 대출금리 산정 체계를 점검하고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당국이 감사를 해보니까 이미 몇몇 은행이 예보료와 지준금을 수신금리 책정에 반영하고 있었다"며 "대출금리에 반영하는 은행도 적은 만큼 아예 바꾸라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결정으로 소비자 편익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예보료와 지준금이 가산금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적어 대출금리를 낮추기엔 부족하다. 또 금리가 가파르게 올라서 예·적금 금리를 낮추는 영향도 적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번 개정으로 대출금리가 확 내려갈 여지는 없다"며 "예보료와 지준금은 가산금리를 결정할 때 부여받는 가중치가 매우 적다"고 말했다.

대출금리 산정 체계 개편을 공언한 정부의 '성과주의'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체 소비자를 생각하면 조삼모사인데다가 효과도 적다"며 "대출금리가 뛰는 상황에서 나온 개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공론화 없이 모범규준이 개편된 데 아쉬움을 토로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보료와 지준금을 대출금리에서 빼야 한다는 주장의 전제는 '은행이 비용을 고객에 전가한다'는 것"이라며 "소비자도 이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었을텐데 안타깝다"고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