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BIS 비율 경고등' 수은, 후순위채 3000억 발행 성공

김남이 기자
2022.10.26 05:03
/사진제공=수출입은행 전경

한국수출입은행이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최근 채권시장 경색에도 시장의 신뢰를 바탕으로 발행에 성공했다. 후순위채 발행으로 수은은 달러 강세로 인한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 비율 하락을 일부 만회할 수 있게 됐다.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수은은 지난 20일 3000억원 규모의 10년 만기 후순위채 발행에 성공했다. 수은 신용등급은 AA+로 높지만 후순위채라는 점과 최근 채권시장 금리 상승 등이 반영돼 표면이율이 5.58%로 다소 높게 책정됐다.

후순위채는 일반 선순위 회사채보다 변제 순위가 낮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가 책정된다. 시장에서는 신뢰도가 높은 수은의 후순위채 발행에 관한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수은이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2016년 5000억원 규모를 발행한 바 있다.

'채권시장 빙하기'에도 불구하고 수은이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 이유는 건전성 확보 때문이다. 은행의 대표적 건전성 지표인 BIS 비율 관리가 목적이다.

만기 5년 이상의 후순위채는 발행액 100%가 자기자본으로 인정돼 BIS 비율을 올릴 수 있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번 후순위채 발행으로 수은은 BIS 비율을 0.2%포인트 올리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수은은 최근 여신이 늘고, 급격한 원/달러 환율상승으로 위험가중자산이 크게 증가하면서 BIS비율 하락이 우려됐다. 지난 6월말 기준 BIS 비율은 14.1%였으나 환율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BIS 비율이 13%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전망된다.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올해 말 BIS 비율(후순위채 발행 포함)은 1450원일 때 12.6%, 1500원일 때 12.3%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오전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44원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일부에서는 연말 1500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수은이 보유 중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도 BIS 비율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은은 2016년과 2017년 KAI 주식을 산업은행으로부터 출자받았다. 하지만 KAI 주가가 지속해서 하락하면서 2019년과 2020년에 약 5000억원의 손상차손을 반영했다.

손상차손을 반영한 평균 주가는 1주당 3만7600원가량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KAI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KAI 주가는 한때 6만원 선까지 넘었다. 이날 종가는 4만3700원으로 현재의 주가 수준이 유지되면 손상차손을 환입을 기대할 수 있다.

수은 관계자는 "주가 회복세가 일정 기간 안정적으로 유지되면 평가손실 환입 검토도 이뤄질 수 있다"며 "BIS 비율 개선을 위한 후순위채 발행은 연내에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수은은 방산, 원전 수출 등 정부 정책 이행에 따른 대규모 금융지원이 발생하면 BIS 비율 제고를 위해 정부와 출자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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