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료 앞둔 당국 주도사업, 이용률 저조·부담 속 방치
5곳 모두 연장 신청 안해

카드사가 경쟁사 상품을 포함해 카드를 비교·추천한다는 혁신금융서비스가 2년 만에 퇴장수순을 밟는다.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를 활용, 소비자에게 카드상품의 선택폭을 넓혀주자는 좋은 취지에서 시작했지만 카드사들의 서비스 방치 속에 저조한 이용률만 남긴 채 실패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타 신용카드사 카드상품 추천'을 제공한 5개 카드사(신한카드·KB국민카드·롯데카드·하나카드·우리카드)는 오는 6월말 관련 서비스를 종료한다.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기간이 만료돼서다.
'타 신용카드사 카드상품 추천'은 마이데이터 사업자인 카드사가 자사 앱(애플리케이션)에서 소비자에게 자사상품뿐 아니라 타사의 카드상품도 비교·추천하는 서비스다. 금융위가 2022년 카드상품의 비교선택권을 넓혀 소비자 편익을 증진하자는 취지에서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카드사는 제휴모집인 자격취득이 제한돼 고객에게 자사상품만 추천할 수 있었다.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으로 관련조항에 특례가 부여되면서 마이데이터 사업자인 카드사는 타사의 카드도 추천할 수 있게 됐다.
5개 카드사는 준비기간을 거쳐 2024년 '타 신용카드사 카드상품 추천' 서비스를 시작했다.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은 2년간 유효하다. 기간이 만료돼도 2년 연장할 수 있으며 여기에 1년6개월을 추가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5개 카드사 모두 혁신금융서비스 연장을 신청하지 않고 2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키로 했다.
'타 신용카드사 카드상품 추천' 서비스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객의 서비스 이용률이 매우 저조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이용률 수치를 뜯어보는 게 의미가 없을 정도로 매우 낮았다"며 "회사에서도 서비스를 담당하는 부서가 어디인지 잘 모르더라"고 말했다. 사실상 카드사 안에서도 방치된 채 잊힌 서비스로 취급된 셈이다.
경쟁사의 카드상품도 추천할 수 있다는 게 카드사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결국 카드사들이 해당 서비스에 비용을 투자하지 않으면서 고객 이용률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고객 입장에선 핀테크(금융기술)에서 카드를 신청해 발급받는 게 혜택 측면에서 더 좋기 때문에 굳이 카드사 앱을 쓸 필요가 없다.
근본적으로 '타 신용카드사 카드상품 추천' 서비스가 카드사들이 원해서 참여한 게 아니라는 분석이 있다. 또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당시 마이데이터가 한창 유행이었을 때 금융당국 주도로 추진한 사업이었다"며 "경쟁사 제품도 추천해야 한다는 점에서 정작 카드사는 적극적으로 들어가기 부담스러워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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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BC카드도 '타 신용카드사 카드상품 추천'을 제공 중인데 5개사와 달리 혁신금융서비스 지정만료일이 도래하지 않았다. 서비스 준비가 지연되면서 애초에 시작이 늦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BC카드의 페이북 앱에서도 관련 서비스를 찾아보기 힘든 점을 볼 때 다른 카드사와 비슷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BC카드 관계자는 "혁신금융서비스 연장신청 여부는 현시점에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