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이 "해외와 비교했을 때 한국의 예대금리차가 벌어져 있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는데도 은행들이 예금금리는 선제적으로 낮추고 있는 반면 대출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2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5월 기준 가계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는 1.34%포인트(P) 수준이다. 신한은행이 1.45%P로 가장 높고, NH농협은행이 1.21%P로 가장 낮았다. 이는 지난해 9월 이전 은행권의 예대금리차가 1%P 이하였던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1년 전인 지난해 5월에 5대 은행의 예대차는 0.48~0.83%P였다.
은행권이 이달 들어 예·적금 등 수신금리를 더 내리면서 가계대출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앞으로 예대차가 되려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하나은행이 이날부터 예·적금 상품 기본금리를 최대 0.5%P 인하하기로 결정했고, 지난 7일에는 신한은행이 예·적금 상품을 최대 0.25%P 내렸다. 5대은행의 예금금리는 현재 12개월 기준 연 2.45~2.55% 수준이다.
반면 대출금리는 여전히 연 4% 전후 수준이다. 더욱이 신용대출 금리가 주담대 금리보다 더 낮은 이례적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 금리가 주담대 금리보다 1%P 내외로 더 높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등 주담대 금리 인하에 부담을 느낀 은행들이 여전히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날 기준 하나은행이 연 4.017~4.817%(금융채 6개월)로 여전히 최저 금리가 4%를 넘는다. 신용대출은 연 4.025~4.625%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 주담대 금리(이하 신규 코픽스 6개월 기준)는 연 3.94~5.34%, 신용대출 금리는 이보다 낮은 연 3.78%(금융채 6개월) 수준이다. 우리은행도 같은 기준 주담대는 연 3.87~5.07%, 신용대출 6개월 변동금리는 연 4.03~5.03%, 신한은행도 주담대 금리는 연 3.70~5.11% 수준이지만 신용대출 금리는 연 3.29~4.30%으로 더 낮다.
하지만 은행권 내부에선 여전히 하반기에도 가계대출 금리를 인하하기가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6·27 대책으로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한도를 종전의 절반으로 줄인 상황에서 대출 금리를 조금만 인하해도 가계 대출이 크게 몰릴 수 있어서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은행들의 예대차가 커진 것은 가계대출, 특히 부동산 시장 과열을 우려한 측면이 크다"면서 "하지만 가계대출 금리는 조금만 내려도 특정 은행으로 쏠림이 생길 수 있고, 특히 은행 입장에선 가계대출 총량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당분간 피부에 와닿을 만큼 내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