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 탈 사람 다 탔다"…추가 규제에도 은행 영업점 '조용'

황예림, 박소연 기자
2025.10.15 16:02

[10·15 부동산 대책]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정부가 15일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확정·발표했다. 서울 전역과 분당 과천 등 경기도 12개 지역이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확대 지정되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다.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수도권·규제지역의 시가 15억 원 초과~25억 원 이하 주택의 경우 4억 원, 25억 원 초과 주택은 2억 원으로 축소된다.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2025.10.1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강도 높은 가계대출 규제 방안이 추가로 발표됐지만 은행 영업점은 조용했다. 이미 6·27 대책으로 대출 수요가 크게 꺾인 상황에서 나온 추가 규제인 데다 대책을 발표하기 전 막차를 탄 차주도 적지 않아서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총량에도 단기적으로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정부의 추가 가계대출 규제 발표에도 은행 영업점에 대출 한도를 문의하는 고객은 예상보다 많지 않았다. 정부는 오는 16일부터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시세 15억원을 초과하는 주택담보대출(주택 구입 목적) 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2억~4억원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또 서울 전역과 수도권 12곳을 규제지역으로 신규 지정했다.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 주담대 담보인정비율(LTV)이 70%에서 40%로 줄어든다.

한 대형 은행 관계자는 "대출 규제와 관련해 영업점에 전화나 방문 문의가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다른 대형 은행 관계자도 "영업점 분위기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영업점별로 많아야 한두건 정도 문의가 들어오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고가 주택이 몰린 서울 강남구 영업점에서 근무하는 한 대형 은행 직원도 "고가 주택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가끔 문의가 들어오는 정도"라며 "대다수 고객은 이미 6·27, 9·7 대책을 거치며 규제 기조에 익숙해져 있어 창구 혼잡이나 특별한 문의 급증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6·27 대책 이후 가계대출 수요가 눈에 띄게 줄어들어 이날 추가 대책에도 혼선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권이 모집인을 통한 대출 접수를 연말까지 중단하는 등 이미 가계대출을 조일 대로 조여놓은 상황이라 이번 대책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급감하는 일도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말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말 대비 1조1964억원 늘며 올해 1월 이후 8개월 만에 최소 증가폭을 기록했다.

대형 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최대 한도를 6억원으로 묶은 6·27 대책의 규제 내용이 워낙 세서 지난 9월 이후 대출 접수량 자체가 확연히 감소했다"며 "추가 대책이 나왔어도 6·27 규제의 영향권에 있던 대다수 차주들에겐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대형 은행 대출모집인은 "6·27 대책 이후 신규 대출 접수를 아예 받지 않고 있다"며 "사실상 전 은행이 모집인 대출을 연말까지 중단했다고 봐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지난주부터 정부가 추가 규제를 내놓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면서 빠르게 부동산 계약을 마친 차주가 적지 않은 것도 영업점 혼선을 최소화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를 계약한 A씨는 추가 규제의 적용을 받게 될 것을 우려해 지난 13일 대출 심사를 신청했다. A씨는 "며칠간 대출 승인이 안 날까봐 걱정했는데 오늘 점심에 승인 소식을 듣고 가슴을 쓸어내렸다"며 "정말 '막차의 막차'를 탔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규제가 내년까지 이어지면 가계대출 수요가 올해보다 더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은행의 가계대출 성장세 둔화는 불가피하다. 한 은행 관계자는 "정부에서 가계대출 규제에 대한 굉장히 강력한 시그널을 주고 있단 걸 알 수 있다"며 "대출을 끼고 부동산을 매수하려는 수요가 줄어들면 은행의 가계대출 총량에도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6·27 대책 이전에 계약했던 건에 대한 대출이 실행되면서 9월까지 가계대출이 늘었지만 내년은 다르다"며 "6·27 대책과 이날 발표된 대책이 내년 은행권의 가계대출 총량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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