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 검증절차를 강화하기 위해 금융지주 사외이사가 참여하는 지배구조개선TF(태스크포스)를 가동한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를 구성하는 사외이사의 임기를 분산하고 3연임 시에는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를 거치는 등 가이드라인이 논의된다. 이찬진 금감원장이 "지주 회장이 이사회를 자기 사람으로 채워 참호를 구축한다"고 비판한 만큼 회장 재임기간에 선임된 사외이사 중심의 회추위 구성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은행연합회, 금융지주 이사회 사무국, 금융지주 사외이사, 학계(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지배구조TF를 조만간 가동할 예정이다. TF에서는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시 검증절차를 강화하는 방안이 집중 논의된다.
2023년 12월부터 시행한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금융지주는 CEO(최고경영자) 임기만료 최소 3개월 전에는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해야 한다. 실제 지주회사별로 4~6개월 전 승계절차를 진행한다. 다만 모범관행에서는 회장 선임에 관여하는 사외이사의 임기를 분산토록 했으나 여전히 특정 시점에 임기가 집중돼 있다. 회장 재임기간에 선임된 사외이사가 회장의 연임이나 3연임을 결정해 일각에선 '셀프 연임' 비판도 나온다. 이 원장은 이를 두고 "지주 회장이 자기 사람으로 참호를 구축했다"며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지난 6월말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회추위 멤버인 사외이사 상당수는 회장 재임기간에 선임(동시선임 포함)됐다. 지난 4일 진옥동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천한 신한금융지주 회추위가 5명 중 1명만 진 회장 재임기간에 선임된 사외이사였고 나머지 대부분 금융지주 회추위는 과반이 회장 재임기간에 선임된 사외이사들로 구성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임추위(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는 사외이사가 회장 재임기간에 임명됐는지 여부가 회장 선임절차의 공정성을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라며 "이사회 사무국과 사외이사 등이 참여하는 지배구조TF에서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사외이사 임기가 특정 시점에 집중된 것이 근본원인이라고 본다. 매년 3월 주총에서 사외이사를 선임하다 보니 특정 연도와 시기에 선임돼 임기가 동시에 만료되는 상황이다. 내년 차기 회장을 선임하는 KB금융지주는 내년 3월에 사외이사 7명 중 4명의 임기가 동시에 만료된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시차임기제나 임기 차등부여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외부 출신 회장 후보가 내부 출신과 공정하게 경쟁하기 위한 개선방안도 TF에서 논의한다.
회장 3연임 시에는 주총 특별결의를 통해 주주들의 동의를 받는 절차도 권고할 예정이다. 금융지주 중에서는 우리금융지주만 유일하게 도입한 제도다. 금융지주 가운데는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이 3연임을 했으나 특별결의제도는 도입하지 않았다.
다만 금융당국의 이같은 시각은 회장이 사외이사 선임을 결정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지만 실제 사외이사 선임 절차가 그렇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의 경우 주주추천, 외부 기관 추천 등 2가지 방식으로 사외이사를 구성한다"며 "회장 재임기간 사외이사 구성 자체가 문제라기 보다는, 사외이사 추천이 얼마나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