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융지주 회장 연임, 사외이사 아닌 주주가 결정한다

권화순 기자, 이강준 기자
2026.01.26 16:30

[MT리포트]폭풍전야, 금융지주 지배구조①

[편집자주] 이재명 대통령의 '부패한 이너서클' 비판 이후 금융지주 지배구조가 다시 수술대에 올랐다. 장기연임하는 회장과, 회장을 뽑는 사외이사가 타깃이 됐다. 금융권에선 유능한 CEO의 연임까지 막힐 수 있다고 우려한다. 논의되고 있는 지배구조 개선안이 금융권에 물고올 파장을 진단해 본다.

금융지주 회장 연임시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동의를 묻는 절차가 대폭 강화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에 대해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비판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연임 안건에 대해 일반결의가 아닌 특별결의 등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사외이사로 구성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의 단독 후보 추천으로 사실상 회장 연임이 결정됐지만 앞으로는 참석 주주의 3분의2 찬성을 받지 못하면 주총에서 부결될 수도 있다.

26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16일 금융권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개최하고 오는 3월까지 금융 CEO(최고경영자) 선임의 공정성과 투명성 제고를 위한 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특히 '10년~20년 장기집권' 논란이 불거진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결정하는과정에서 주주의 통제권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지주 회장이 3년 임기를 채우고 연임 할 때는 주주의 찬반 의견을 지금보다 더 적극 반영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현재는 사외이사 일부 혹은 전부로 구성된 임추위에서 회장 단독 후보를 추천하면 이사회를 거쳐 주총에서 일반결의로 연임을 확정한다. 일반결의는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1(25%)·출석주식의 과반(50%)만 넘기면 된다. 사실상 10명 내외의 사외이사가 연임 여부를 좌우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주 회장이 본인의 연임을 위해 "이사회 참호를 구축한다"고 비판했다.

금융당국은 회장 연임시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33%)·출석주식의 3분의2(67%) 이상 동의해야 안건을 통과시키는 식으로 주주의 통제권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금융당국은 지난 2023년 KT가 임시 주총에서 신임 사장 선임 시 특별결의로 결정한 것을 참고했다.

금융지주는 대주주 지분 15% 이상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출석주식의 3분의2 동의를 얻는 것이 만만치 않다. 실제로 A 금융지주의 전 회장의 경우 연임을 결정하는 주총에서 찬성 비율이 56.43%에 그쳤다. 특별결의 요건이었다면 연임 안건은 부결됐다. 상법상 특별결의는 정관개정이나 CEO 해임 등 중요 사안에만 적용한다.

우리금융지주는 오는 3월 주총에서 CEO 3연임시 특별결의를 도입하는 정관 개정을 추진 중이지만 금융당국은 아예 연임부터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려는 것이다. 또 회장 연임 여부나 연령 등 자격 조건을 결정할 때 이사회에서 회장 의결권을 제한하는 '셀프연임' 규제를 모범규준이 아닌 법에 직접 담는 방안도 추진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임이나 3연임을 하려는 CEO라면, 주총을 통해 적어도 주주의 3분의2 이상 동의를 받는 것이 시장의 판단을 받는 객관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회장의 연임이 지금보다 상당히 어렵게 된다"며 "사외이사의 권한도 축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주의 통제권 강화는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오는 11월 양종희 현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KB금융지주가 첫 적용 사례가 될 수있다.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12월 이사회의 단독 후보 추천으로 오는 3월 주총 의결을 앞두고 있다.

금융지주 회장 선임절차/그래픽=윤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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