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 임대사업자의 대출 만기연장 관행을 손질하려는 금융당국의 움직임이 본격화했지만 정작 은행권 전산에서는 차주의 보유주택 수를 확인할 수 없어 정책타깃을 명확히 특정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통계 없이 규제설계를 병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규제효과를 사전에 가늠하기 쉽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동산임대업 기업대출 차주의 보유주택 수는 현재 전은행권 전산상으론 파악하기 어렵다.
기업대출 심사과정에서 담보물건의 지역이나 주택유형(아파트·다세대주택 등)은 확인할 수 있지만 차주가 몇 채를 보유했는지는 필수 입력정보가 아니다. 그만큼 실제 다주택자가 얼마나 되는지 통계를 추출하기 어렵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19일 전금융권 기업여신담당 임원을 불러 추출 가능한 통계범위를 파악해달라고 요청한 배경이다. 만기연장 제한 같은 규제가 1주택자를 포함한 차주 전체를 대상으로 과잉적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금융감독원도 지난 20일 '다주택자대출대응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진행했다. 금감원 TF 관계자는 "(다주택 여부를 분류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을) 알고 있으며 어떻게 파악할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차주의 동의절차 등을 통해 정보를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더라도 규제적용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다주택 여부를 확인하려면 등기부 조회나 세무정보 연계, 차주의 동의 등 추가절차가 필요해 전산체계 개편과 실무기준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차주가 만기연장을 신청할 때 개별적으로 보유주택 수를 확인하는 방식이 거론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