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호 피격' 전쟁보험 현실화…호르무즈 선박 '7일 보험'으로 버틴다

이창명 기자
2026.05.13 14:46

현재 국내 선박 26척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일주일단위 보험료 갱신 부담에 최근 보험료 낮추는 분위기

호르무즈 해협 HMM 나무호 보험 인수 현황/그래픽=김다나

중동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국내 보험업계에 '전쟁보험 리스크'가 현실화했다. 국내 해운사 HMM 소속 선박 '나무호'가 피격당하면서 수백억원 규모의 전쟁보험 보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국내 선박들은 일주일 단위로 전쟁특약을 갱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는 국내 선박 26척과 선원 160명이 고립돼 있다. 선박은 대부분 보험에 가입해 있지만 국제보험 시장에선 통상 전쟁고위험 지역에 있는 선박에 대해선 일주일 단위로 특약을 갱신한다. 특히 국내외 보험사들은 이번 호르무즈 해협에선 좁은 지역에 선박이 밀집한 만큼 충돌에 의한 사고 우려가 가장 높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추가 피격 우려로 인해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선박을 보유한 해운사들의 전쟁 특약 갱신 부담이 커지고 있다. 현재 호르무즈해협에 있는 국내 선박 가운데 2척이 갱신과정에서 높아진 보험료 부담에 전쟁특약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너무 높아진 보험료 부담에 최근 나무호 피격 이후 보험사들은 계약 갱신시 보험료를 낮추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피격된 나무호 전쟁보험의 경우 전손시 최대 1000억원의 보상이 가능하다. 인수한 보험은 코리안리의 재보험에 출재했고, 코리안리도 해외 재보험사를 통해 해당 보험에 대한 재재보험을 들어놨다. 정부는 지난 10일 "지난 4일 미상의 비행체가 HMM 선미를 타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쟁특약에 따른 나무호 보상 자체는 무리없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해상 등 5개 원수보험사의 지급액은 20% 내외 수준으로 예상되며 대부분 보험금은 재보험이 부담할 것으로 보인다.

손보사들은 보통 컨소시움 형태로 선박 보험을 인수한다. 특히 현대해상은 국내 손보사 중 해당 선박들에 대한 보험 인수 물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나무호 선박보험 인수자는 현대해상 외 삼성화재와 DB손보, KB손보, 한화손보로 이뤄졌고, 간사인 현대해상의 지분율이 가장 높다.

과거에도 국내 보험사들이 전쟁특약으로 보상한 사례가 있다. 2011년 1월 아라비아해 아덴만에서 국내 1만톤급 화물선 삼호주얼리호가 소말리아호에 의해 납치돼 전쟁특약에 의한 보상을 받았다. 당시엔 해군 청해부대가 구출 작전 중 총격전을 벌이면서 삼호주얼리호 선체가 파손됐다. 삼성화재와 그린손해보험(현 예별손해보험)이 삼호주얼리호의 선박보험을 공동인수했다. 최대 한도 4500만달러 규모 보험으로 원수보험사가 가입해둔 재보험·재재보험을 통해 대부분의 보상이 이뤄졌다.

2022년에도 SK해운 소속 4000톤급 유류 운반선이 서아프리카 기니만 해역에서 해적들에 의해 석유를 탈취 당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인명피해나 선체 파손이 없어 비교적 경미한 약 10억원의 보험금이 지급됐다.

하지만 앞선 전쟁특약 보상이 해적들에 의한 피해였던 반면 이번 나무호 피격의 경우 상황이 달라 예의주시하고 있다.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에선 수중에 부설된 기뢰에 의한 사고나 이란에 의한 추가 피격 위험이 남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선박의 전쟁특약 가입 상황도 수시로 달라져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전쟁특약은 보통 7일 기준으로 바뀌는데 보험료가 너무 높아져 최근 갱신시 보험료를 낮추는 분위기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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