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떠나도 지점은 남는다"… 최병화 지점장의 '현지화' 결실

상하이(중국)=이창섭 기자
2026.06.18 06:10

[2026 금융강국코리아]③-<2> 최병화 코리안리 상하이 지점장 인터뷰

[편집자주]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와 공급망 재편 속 국내 금융권의 해외사업 전략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 현지 교민과 지상사 대상 소매금융 중심 모델에서 CIB(기업금융), 우량 로컬 기업, 인프라 금융을 아우르는 '생산적 금융' 중심으로 체질이 바뀌고 있다. 머니투데이가 K금융의 최전선을 직접 찾아 새로운 성장 모델과 생산적 금융의 실체를 짚어본다.
최병화 코리안리 상하이 지점장/사진=이창섭 기자

"저희는 3~4년 하다가 떠나지만 현지인에겐 코리안리 상하이 지점이 평생 직장이 될 수도 있지 않습니까."

2022년 부임한 최병화 코리안리 상하이 지점장은 다음 달로 임기가 끝난다. 4년간 지점을 이끌면서 이뤄낸 최대 성과는 '언더라이팅의 현지화'다. 그는 언더라이팅 부서의 완전 현지화를 위해 현지 인원을 채용하고 업무를 재분장했다.

그 결과 현지 언더라이터가 본사 주재원에 의지하지 않고 각자 맡은 계약과 상품, 종목을 스스로 분석하고 전략을 세우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본사 주재원은 언더라이팅의 관리만 담당한다.

최 지점장은 "문득 현지 직원은 우리 지점을 어떻게 생각하고, 코리안리를 어떻게 받아들이며 근무하는지 고민이 들었다"며 "현지인에게 코리안리는 소속감을 갖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회사가 돼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지 직원은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성 향상 등 개인적인 발전에서 도움을 얻을 것"이라며 "지점과 코리안리는 회사 차원에서 경험 축적에 따른 장기적인 실적 안정 등 선순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 지점장은 2대 지점장으로서 지난해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을 냈다. 그가 이룬 성과는 이뿐만이 아니다. 상하이 지점은 설립 이후 본사로부터 추가 자본 지원을 받지 않았다. 그는 "처음 지점을 설립하면 2~4년 후 꼭 증자 필요성이 생기기 마련이라 임기 동안 증자가 되지 않게 해보는 게 목표였다"고 밝혔다.

최병화 코리안리 상하이 지점장/사진=이창섭 기자

지급여력비율도 220~230% 선에서 안정적으로 방어 중이다. 상하이 지점의 최초 지급여력비율은 300% 이상이었으나 이후 지속해서 하락했다. 상하이 지점의 지급여력비율 심리적 마지노선은 200%였다. 중국 금융당국이 해외 금융사의 지급여력비율을 더 깐깐하게 봐서다.

최 지점장은 "부임 당시 지급여력비율이 230~240%를 유지했는데 모두 2~3년 내 200% 이하로 떨어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며 "운용방식 다변화 등으로 수익을 내면서 관리하니 다시 230% 수준에서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보험시장에서 확실한 원칙을 지켜가며 수익성을 방어했다. 가격은 제한적으로 협상하되 수익성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조건은 결코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최근 중국 재보험 시장은 '소프트마켓'으로 전환했고 가격이 낮아지는 추세다. 이에 원보사들은 재보험사와 계약할 때 담보 범위를 확대하거나 해외 물건을 끼워 넣는 등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을 내걸기 시작했다.

최 지점장은 "원보사들이 가격 인하를 원하면 들어줄 수 있지만 핵심 조건을 바꾸는 건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재보험사 수익성을 훼손하는 조건은 장기적으로 이 시장 자체를 흔드는 것이기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를 많이 한다"고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