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이 오는 2030년까지 농식품 펀드 운영 규모(AUM)를 현재의 2배가 8000억원까지 확대한다.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농식품·애그테크 분야 전용 펀드를 운영해온 농협은행이 생산적금융 전환에 맞춰 투자 보폭을 한층 넓히는 모습이다.
강태영 농협은행장은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농식품 테크 스타트업 창업 박람회(AFPRO 2026)에서 기자를 만나 "2030년까지 농식품 펀드 규모를 8000억원까지 확대할 예정"이라며 "이날 행사에서도 AI농업, K-푸드 업체들을 두루 만나볼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이 2016년 출범한 농식품성장투자단은 농식품 펀드 운용사(GP) 역할을 하고 있다. 시중은행 중 최초로 농식품·애그테크 혁신기업을 타깃한 펀드를 구성했으며 현재도 유일하다. 농식품성장투자단은 시리즈 B이상 단계 투자를 지향하며 △에그테크(AI·데이터 농업, 농업 자동화 로봇) △푸드테크(대체식품, 조리·서빙 자동화, 3D 푸드프린팅)△그린바이오(미생물 비료·사료, 동물의약품, 디지털 육종) 크게 세가지 기술분야를 지원한다.
농협은행이 현재 운영 중인 펀드는 8개로 누적 약정액은 3441억원이다. 향후 4년간 투자 모집 속도를 높여 5000억원을 추가 운용한다는 방침이다.
그룹 차원의 생산적 금융 전환과도 맞물려있다. NH농협금융지주는 2030년까지 108조원 규모의 생산적·포용금융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농협은행의 농식품 펀드 운용 역시 생산적 금융의 한 축을 맡는다.
투자 단위도 한층 늘린다. 그간 단일 기업에 투자한 규모는 20억~50억원 수준이었지만 향후 생산적금융활성화를 위해 투자 단위도 50억원 이상으로 높일 방침이다.
책임투자 원칙도 강화하고 있다. 통상 GP는 펀드를 구성할 때 펀드 설정액의 5~10%를 자기자본으로 투자하지만 농협은행은 50%를 자기자본으로 투입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50% 출자는 강점 중 하나"라며 "책임감 있는 투자가 가능하고, 기업을 성장시켜 수익과 지분차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 사례로는 도축 자동화로봇 개발업체인 로보스가 꼽힌다. 농협은행은 이 회사의 시리즈 A~C 단계에 모두 참여해 누적으로 80억원의 자금을 투자했다. 로보스는 이를 통해 생산 로봇유형을 3개에서 5개로 확대하고 매출도 10억원에서 5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로보스 관계자는 "캐나다, 미국업체와 계약을 검토 중"이라며 "글로벌 매출기반이 마련되면 기술특례로 프리 IPO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IPO 뿐 아니라 세컨더리 펀드매각, 지분매각 등을 통해 차익실현을 하고 있다. 청산이 임박한 1호 펀드의 예상 내부수익률은 5.2%로 추정된다.
AFPRO 2026는 국내 최대 규모의 농식품 분야 스타트업 박람회로 올해 4회째를 맞았다. 대기업, 투자사, 유통사, 공공기관 등이 참여하며 200여개 농식품 스타트업이 부스 전시, 유망기업 IR, 기술설명회, 투자펀딩 네트워킹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농협은행은 이번 박람회에서 농식품 펀드를 통해 투자 중인 기업 43곳 가운데 9개 업체의 홍보 부스를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