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공급 막은 '자금 병목' 푼다…대출 규제 완화 카드는?

김미루 기자
2026.08.04 14:56
주택 공급 대출규제 완화 카드/그래픽=이지혜 기자

금융당국이 주택 공급과 입주에 직접 연결되는 대출 규제를 선별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재개발·재건축 이주비 대출 한도를 올리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을 확대하는 한편, 은행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잔금대출이 막히지 않도록 별도로 관리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주택 구입 목적 대출을 전반적으로 풀기보다 공급 과정에서 발생한 자금 병목을 해소하는 '핀셋 완화'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부동산·주식시장 점검회의에서 주택 공급을 앞당기기 위해 금융과 재정, 규제 완화 등 가용 수단을 총동원하라고 주문했다. 2022년 이후 이어진 공급 부진이 현재의 공급 절벽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하며 2~3일 이내 금융·주택 공급 관련 추가 보고와 후속 점검회의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금융당국은 우선 신규 사업장의 자금 조달을 돕는 PF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최근 부동산 정책 대토론회에서 "신규 주택이 시장에 나오는 것을 도와주는 측면에서 공급자 금융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며 국토교통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비아파트 주택 사업을 중심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의 PF 공적 보증을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정상 사업장에 대한 기존 금융지원도 이어진다. 금융당국은 PF 사업장에 신규 자금을 공급하거나 사업을 재구조화한 금융회사 임직원에게 면책을 적용하고 신규 자금 자산건전성을 기존 대출과 별도로 분류할 수 있도록 한 한시적 조치를 올해 말까지 연장했다. 자본 여력이 충분한 은행에는 PF 위험가중치나 충당금을 줄여주는 인센티브도 예정돼 있어 추가 조정 가능성이 함께 검토될 전망이다.

수분양자를 위한 잔금대출 대책도 검토된다. 분양을 받아 입주를 앞두고도 은행의 연간 가계대출 목표가 소진돼 잔금대출을 받지 못하는 일을 막기 위해 신축 집단 잔금대출을 총량 관리에서 별도로 다루거나 은행별 목표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정비사업 조합원의 이주비 대출 한도를 높이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이주비 대출은 철거 전 기존 주택의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산정돼 비아파트 밀집 재개발 구역일수록 한도가 낮게 책정되는 문제가 있다. 당국은 분양가격이나 예상 신축가격 등을 반영해 담보가치를 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기존 주택 매수자에 대한 LTV(주택담보인정비율)·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나 주택가격별 대출 한도, 총량 규제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2028년까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완화해 매물 출회를 유도한다는 계획을 내놨음에도 현금 여력이 있는 사람만 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수 대출을 받지 못한 무주택자는 대출 규제로 집을 살 수 없다는 지적이다.

권대중 한성대 석좌교수는 "분양 중도금과 잔금대출, 주담대를 일률적으로 규제하면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까지 어려워진다"며 "양도세 부담을 낮춰 매물이 나오게 해도 대출 규제가 그대로라면 결국 현금 능력이 있는 사람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주택자나 소형·비아파트에서 아파트로 옮기려는 실수요자에 대해서는 금융규제를 선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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