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초고가 주택과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권 부동산 시장이 움츠러든 분위기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넷째주(27일) 조사 기준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서초구 0.05%, 강남구 0.07%, 송파구는 0.20% 각각 올랐다. 이는 양도소득세 중과가 재개된 5월 초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로, 서울 평균 상승률(0.25%)도 밑도는 수준이다. 2일 서울 강남구 소재 부동산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 정보가 게시돼있다. 2026.08.02. mangusta@newsis.com /사진=김선웅](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8/2026080413000233076_1.jpg)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서울 주택 보유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비거주 1주택자는 늘어날 종합부동산세 부담에 실거주와 매도를 저울질하고 초고가 주택을 오래 보유한 고령층은 주택 매도를 고민하는 모습이다. 즉각적인 행동에 나서기보다는 세 부담을 먼저 따져본 후 주택 보유와 매도 여부를 결정하려는 분위기가 강하다.
4일 서울 주요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에도 매물이 늘거나 문의가 몰리는 등 뚜렷한 변화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송파구 송파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 비수기인 데다 개편안이 발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집주인들도 일단 지켜보는 분위기"라며 "매물이 바로 나오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남구 도곡동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세무사 상담 등을 거쳐 세 부담을 따져보고 판단하려면 시간이 필요해 아직 구체적인 문의는 없다"고 전했다.
최근 집값이 단기 급등한 지역에서는 매수자들도 조심스런 반응이다. 동작구 흑석동 C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가격이 단기간에 많이 올랐고 대출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상당한 가격 메리트가 있지 않은 이상 매수자도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아직은 매도인과 매수인 모두 세제개편안의 영향을 따져보는 단계라는 설명이다.
향후 달라질 세 부담을 따져보는 단계다. C업소 대표는 "이 지역에도 자기 집을 전세 주고 다른 곳에 사는 비거주 1주택자들이 있는데 이번 세제개편으로 직접 들어와 살지, 집을 팔지 고민하고 있다"며 "세금을 계산하면서 다양한 생각들을 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이른바 비거주 1주택자들의 고심도 상당하다. 자녀 교육을 위해 보유 주택은 전세를 주고 다른 지역에서 임차해 사는 D씨는 현 임차주택에서 장기 거주하려던 계획을 수정했다. 최근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2년 더 살겠다고 통보해 당장은 임대를 유지하지만 계약이 끝나면 자신의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초등학교 입학에 맞춰 학군지로 전세를 갈 계획이었는데 다시 고민해야 한다", "내 집을 전세 주고 다른 곳에 사는 것까지 불이익을 주느냐"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고등학교·대학교 취학이나 직장 변경·전근 등 부득이한 사유로 다른 시·군으로 이사하면 최장 3년까지 비거주 기간을 거주기간으로 인정한다. 반면 같은 시·군 안에서의 이동은 거주기간으로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초등·중학교 진학을 위한 학군 이동은 명시적인 취학 사유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개별 사실관계에 따라 인정 여부를 따로 검토받아야 한다.
이번 개편안은 1세대 1주택자라도 실제 거주 여부에 따라 종부세 기본공제를 달리한다. 현재는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공시가격 12억원까지 공제하지만 앞으로 실거주자는 14억원으로 확대하고 비거주자는 9억원으로 낮춘다. 정부가 제시한 시가 환산 기준으로 각각 20억원, 13억원 수준이다.

실거주를 하더라도 집값이 비싸면 세 부담 증가를 피하기 어렵다. 현재 1세대 1주택자는 연령과 보유기간에 따라 종부세 산출세액의 최대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지만 개편안은 보유기간별 공제를 거주기간별 공제로 전환하고 세액공제액에도 2027년 800만원, 2028년 이후 600만원의 상한을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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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시뮬레이션을 보면 증가폭은 상당하다. 공시가격 변동이 없다고 가정해도 시가 70억원 수준(공시가격 50억원)의 주택에 70세 소유자가 10년 거주한 경우 종부세는 현행 468만9000원에서 2028년 3295만7000원으로 7.0배, 재산세를 합친 보유세도 1788만3000원에서 4615만1000원으로 2.6배 늘어난다.
이 때문에 압구정, 반포 등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를 장기간 보유한 고령자 가운데 집을 처분하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주택으로 이사를 가는 방안을 고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비거주 1주택자는 실거주로 돌아서고 현금 여력이 부족한 고령 보유자는 매도를 고민하는 등 당분간 세 부담을 따진 집주인들의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