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터줏대감' 신한 vs '청라 이전' 하나...인천시금고 혈투 막 올라

박소연 기자
2026.08.13 06:00
인천시금고 수주전/그래픽=윤선정

인천시 재정 17조원을 관리할 새 금고지기를 놓고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맞붙는다. 20년 가까이 제1금고를 맡아온 신한은행을 상대로 인천 청라국제도시로의 본사 이전을 앞둔 하나은행이 도전장을 내민 가운데, '지역사회 기여도'를 놓고 양측이 자존심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천시는 13일 시금고 설명회를 시작으로, 28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신청서 접수를 거쳐 9월 중 제1·2금고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선정된 은행은 2027년부터 2030년까지 4년간 인천시 일반회계와 특별회계, 기금 등을 관리하게 된다.

금융권에선 이번 제1금고 유치전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양자구도로 치러질 것으로 본다.

신한은행은 2007년부터 인천시 제1금고를 운영하며 검증된 안정적인 운영 역량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운다. 특히 지난달 인천시 행정체제 개편에 따라 대규모 지자체 전산망이 동시에 전환됐는데, 비상 상황이 다수 발생했음에도 24시간 협업체계를 통해 무결점 이행을 해냈다고 강조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장기간 축적한 공공자금 관리 경험과 전산 운영 역량, 위기 대응 능력, 인천시 정책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가장 큰 경쟁력"이라며 "지역사회와 시민에게 안정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인 만큼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협력사업, 디지털 금융역량, 지자체 금고운영 경험을 중심으로 인천시민을 위한 최적의 제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하나은행은 이와 관련해 기존 금고 시스템의 보안 체계를 대폭 강화하고, 인천시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특화시스템 개발을 완료했단 입장이다. 이미 58년간 대전광역시 금고를 전담하는 등 전국 17개 지자체 금고를 운영하며 노하우가 축적돼 있단 것이다.

하나은행이 내세우는 건 경제적 파급 효과다. 하나금융그룹은 오는 9월부터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에 조성한 '청라 그룹 헤드쿼터'로 하나금융지주 등 10개 관계사 직원 2200명을 단계적으로 배치한다. 기존 청라 근무 인력을 포함해 총 4000여명에 달한다. 하나금융은 '인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금융지주'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나금융에 따르면 청라 국제도시로 본사 이전에 따라 향후 10년간 약 1만5000명의 직간접 신규 고용과 약 4200억원의 세수 확대 등 직간접 경제유발효과가 약 3조4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전 첫 해인 올해엔 취득세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을 포함해 약 580억원의 세수 확대 효과가 예상되며, 2027년 이후엔 연간 약 230억원 이상의 세수 확대 효과가 예상된다.

신한은행도 20년간 지역사회 기여 실적이 만만찮단 입장이다. 신한은행은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 '신한 스퀘어브릿지 인천'을 통해 지난해까지 352개 기업을 지원했으며 고용 유지·창출 6393명, 투자유치 4298억원의 성과를 거뒀다. 공공배달앱 '땡겨요'에 인천광역시 지역화폐 결제 기능을 탑재하고 취약계층 포용금융 등 인천시 정책과 연계한 상생 사업도 지속해 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인천시가 최근 조례를 개정해 지역사회 기여도와 예금·대출금리 항목에 적용되던 순위 간 점수 편차 규정을 없앤 만큼 지역사회 기여도가 당락을 가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20년간 신한은행이 인천에서 쌓아온 지역사회 기여도와 하나금융의 청라 이전에 따른 미래 경제효과를 놓고 양측이 치열한 승부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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