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 대출 확 푼다더니…"새벽부터 광클" 카뱅 오픈런 여전, 왜?

박소연 기자
2026.08.14 15:50

KB국민은행 잔금대출 공급도 지연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확대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08.14. /사진=뉴시스 /사진=김선웅

8·13 대책 후에도 '대출 오픈런'은 이어졌다. 바뀐 제도가 아직 일선 은행에 적용되지 못해서다. 은행권은 은행별 한도가 배정되지 않은 데다 세부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은 만큼 당장 대출 제한을 변경하기 어렵단 입장이라 한동안 소비자의 불편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다음주부터 금융권과 협의를 시작해 늘어난 한도에 맞게 새로운 대출 목표치를 설정할 예정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카카오뱅크 주택담보대출은 평소와 같이 오전 6시 접수 시작 직후 마감됐다. 카카오뱅크의 일별 주담대 한도는 이날도 전날과 변동 없이 동일하게 공급됐다. 인터넷은행에서 주담대를 받으려는 금융 소비자가 꼭두새벽부터 '오픈런' 경쟁을 벌이는 현상이 이날도 반복된 것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전날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을 기존의 1.5%에서 3%로 두 배 상향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 금융권이 올해 추가로 늘릴 수 있는 가계대출 공급 여력은 약 30조원 추가로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은행권은 이를 현장에 즉각 반영하기 힘든 상황이다. 카카오뱅크뿐 아니라 시중은행들도 아직 현장에서 달라진 정책을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은행권은 잔금·이주비·중도금대출 등 주택공급과 직결된 집단대출에 대한 별도 관리가 어떻게 진행될지 당국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나오기 전엔 이 부분도 전향적으로 풀기 어렵단 입장이다.

5대은행 가계대출 한도 소진 정도/그래픽=김현정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은 시기상조다. 정부당국의 가이드라인이 나오기 전엔 개별 은행이 정책을 세우기 불가능하다"며 "여러 세부안이 나오지 않았는데 섣불리 움직였다가는 그 리스크를 은행이 온전히 감당해야 하지 않나. 은행들이 당장 가계여신 정책을 바꾸긴 쉽지 않다"고 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전 주요 은행장들과 은행연합회, 생·손보, 저축은행, 여신금융협회 등 5개 협회장 등을 불러 확대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주재했는데, 이 자리에서도 실무적인 세부안이 추가로 전달되진 않았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전체적인 방향성에 대해서만 공감대를 형성하는 자리였고 세부적인 사항들은 얘기가 없었다"며 "통상적으로 금융위의 대책 발표가 나오면 금감원이 은행별로 세부 한도를 부여하는 데 1~2주가 걸린다. 이번엔 이미 8월달이 지난 상황이기 때문에 복잡하게 계산하지 않고 빠르게 전달해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은행별 세부 한도가 정해지기까지는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국의 발표를 인지한 금융 소비자들 입장에선 여전히 '오픈런'을 뛰어야 하는 상황에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

KB국민은행은 지난 7일 서울 서초구의 디에이치방배 아파트 잔금대출에 1000억원 한도를 배정한다고 발표했으나 최근까지 공급에 나서지 못했다. 대출 기준 가격을 감정가로 할지 분양가로 할지 정하지 못했단 이유에서다. 국민은행은 당초 이번주부터 잔금대출을 공급한단 방침이었으나 이날 오전부터 접수를 시작하는 등 정책 발표와 현장 적용 사이의 시차가 나타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10일부터 주택구입자금 대출 최대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했으며, 우리은행은 같은 달 16일부터 영업점별 주택 관련 대출 한도를 월 3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췄다. 이같은 조치도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당국이 큰 틀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지만 총량규제 자체가 없어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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