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상처뿐인 중기중앙회장 선거

송정훈 기자
2015.01.19 06:00

2007년 2월 치뤄진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선거. 당시 50대 초반의 젊은 김기문 후보는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회장에 당선됐다. 중기중앙회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수용하며 세를 결집한 것이 당선의 배경이 됐다.

하지만 후유증도 컸다. 선거 기간 중 불법선거 혐의가 끊이지 않으면서 선거 후 수백 개 중앙회 회원단체들이 서로 패를 나눠 사분오열 조짐을 보였다. 김 회장이 한차례 연임에 성공했지만, 재임기간 중 계속 골머리를 앓아야했던 사항이다.

다시 8년이 흘러 새로운 중기중앙회장을 뽑는 선거의 막이 올랐다. 18일부터 예비후보 등록에 이어 내달 2일부터 27일 선거일까지 후보 등록과 선거운동 일정으로 선거가 진행된다. 이번에도 역시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초 8명의 예비후보가 대거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현 중앙회 회장단은 물론 다른 후보들의 불법 선거운동 혐의가 줄을 잇고 있다. 예비후보 한 명이 혼탁 선거 우려를 제기하며 사퇴하는 일까지 발생하면서 벌써부터 과열선거 후유증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후유증을 몸소 체험한 김기문 회장이 지난해부터 "회장 선출 방식은 선거가 아닌 단일후보 추대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힌 것도 과열선거 후유증을 우려해서였다. 회원단체 대표들은 "과거 사례를 교훈 삼아 공정 선거를 할 것이라는 중기업계의 기대는 일찌감치 무너졌다"며 한숨을 내 쉬고 있다.

우리경제에서 중소기업의 역할이 커지면서 300만 중소기업을 대변하는 중기중앙회도 명실상부 경제4단체의 일원으로 굳건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중앙회 회장은 국회의원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영향력도 막강하다.

하지만 회장 후보들이 개인적인 욕심에만 눈이 멀어 매번 선거가 과열되면서 중앙회가 반목과 갈등으로 몸살을 앓는 행태가 되풀이 되고 있다. 이는 결국 중앙회를 넘어 중소기업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제부터라도 중앙회가 위상에 걸 맞는 회장 선거의 격을 되찾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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