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둔 전통시장 "사람은 늘었는데 많이 사질 않아"

김하늬 기자
2015.02.16 10:06

[르포]설 일주일 앞두고 경기도 광명시장 가보니

2미터 남짓한 좁은 시장 골목은 오가는 사람들도 가득찼다. 쌀쌀한 날씨에도 한 상인들은 윤기나는 알밤을 잔뜩 쌓아놓고 "한 바가지에 3000원"이라며 오가는 손님들의 발길을 붙잡느라 여념이 없었다. 한 상인은 3개 1000에 판매하는 약과를 집어든 손님에게 "온누리상품권도 받아요. 주세요"라고 말을 건넸다.

설 명절을 일주일 남겨둔 지난 12일, 경기 광명시 광명동에 위치한 광명전통시장은 많은 사람들로 오랜만에 화색이 돌았다. 광명전통시장을 찾은 사람들은 대부분 전 부치기 좋은 동태살과 삼색 나물, 만두소에 필요한 두부, 고기와 같은 명절음식 재료를 샀다.

경기침체로 움츠러든 소비심리가 설 대목을 맞아 조금씩 풀리는 분위기다. 특히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비해 아무래도 저렴하게 제수용품을 구매할 수 있는 전통시장을 향하는 발걸음도 늘었다.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올해 전통시장에서 설 제수용품(27개 품목)을 구입하면 4인 가족 기준으로 평균 20만8943원이 필요하다. 이는 대형마트(26만3159만원)에 비해 25.9% 저렴한 수준이다.

전통시장을 찾는 사람이 늘면서 온누리상품권 판매량도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중기청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온누리상품권 판매 금액은 84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91억원)보다 23% 증가했다.

하지만 예년에 비해서는 사람이 북적이지만, 정작 손님들이 설 명절인데도 지갑을 잘 열지 않지 않는다는 것이 상인들의 말이다. 광명전통시장의 한 식료품 점포 주인은 "사람들이 시장에 많이 오긴 하지만 대부분 무 반쪽, 고기 반근 이렇게 설날 하루 해먹을 정도만 사간다"며 "설을 코앞에 둔 이번 주말에 조금 더 많이 팔리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과일점포 주인도 "과일 가격이 작년보다 낮아져 사과 한 박스에 2만3000원, 한라봉도 3만원대지만 박스째 사기보다 서너 개 씩 골라가는 사람이 더 많다"며 "명절 선물로 배나 사과보다 단가가 낮고 작은 곶감이나 귤이 더 잘 팔린다"고 말했다.

가래떡과 떡국용 떡도 마찬가지다. 명절아침 대가족이 한 상에 모여 떡국을 먹던 것과 달리 점차 가족단위로 아침 한 끼 분량만 사가는 추세라는 것이 상인들의 설명이다. 10년 넘게 방앗간을 해왔다는 한 상인은 "방앗간에서 떡을 직접 뽑는 사람은 거의 사라졌고 떡국용 떡이나 전통과자를 조금 사가는 사람이 대부분이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고기는 꾸준히 팔리지만, 소고기는 국거리용만 나가고, 돼지고기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정육점 주인은 전했다.

한 상인은 "그나마 설 명절이라 찾는 사람이 많아 다행"이라며 "젊은 사람들은 죄다 마트로 가니 갈수록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줄어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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