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집에서 처음 본 20대 여성을 뒤에서 껴안고 귀에 입김을 분 혐의로 약식기소된 50대 남성이 정식 재판에서도 결국 유죄 판단을 받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4단독 권순범 판사는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51)에게 벌금 700만원과 함께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A씨는 2024년 7월 11일 오후 8시 30분쯤 서울 한 주점 화장실 앞에서 B씨(25·여)의 허리를 뒤에서 끌어안고 귀 부근에 입김을 불어넣은 혐의로 약식명령을 받았으나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당시 계산서를 들고 크로스백을 멘 상태라 해당 행동 자체가 불가능했고, 피해자의 허리를 껴안거나 입김을 분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된 데다 CCTV 정황 등을 종합했을 때 범행이 인정된다고 판단하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B씨는 법정에서 "화장실을 가려고 정수기 근처에 서 있었는데, 피고인이 뒤에서 양손으로 허리를 감싸 안고 얼굴을 가까이 대며 오른쪽 귀와 목 사이에 입김을 불었다"면서 "놀라 소리를 지르자 피고인의 일행이 팔을 떼게 했고, 일행이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고 밝혔다.
직접적인 범행 장면은 CCTV에 담기지 않았지만, 피해자의 비명에 주변 손님들이 반응하는 모습과 이후 피해자가 사과를 요구하는 장면, 피고인 일행이 사과하는 모습 등이 확인된 점이 유죄 판단의 근거가 됐다.
또 피해자가 사건 이후 별도의 연락이나 합의금 요구를 하지 않았고, 오히려 일을 크게 만드는 것에 대해 고민했던 점도 재판부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별다른 이유 없이 주점에서 불특정 여성을 기습적으로 추행해 죄책이 무겁다"며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과 아무런 피해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점,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한 점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