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연예인주'가 아니라 '엔터산업주' 입니다

김건우 기자
2015.05.19 07:00

'겨울연가'로 일본 한류를 이끌었던 배우 배용준이 지난 14일 결혼을 공식 발표했다. 불혹을 넘긴 나이의 결혼 소식인 만큼 축하받아 마땅하지만, 배용준이 최대주주로 있는키이스트의 주가는 다음날 하락세를 보였고, 18일에는 하한가까지 추락했다.

키이스트의 1분기 실적부진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지만, 일각에서는 ‘욘사마의 배신’이라며 배용준의 결혼이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까지 내놓았다. 하지만 어디에도 '왜 최대주주의 결혼이 악재인지'에 대한 명확한 근거와 분석은 없었다.

배용준은 2002년 '겨울연가'로 인해 한류의 대표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특히 겨울연가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일본에선 배용준의 손짓 하나, 미소 하나가 큰 화제를 모았다. 배용준의 수입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그의 회사였던 키이스트는 우회상장을 통해 코스닥에 진입했다.

만일 배용준이 전성기 시절에 결혼했다면 엄청난 파장이 일었을 것이다. 결혼으로 광고수주가 줄어들면 소속사의 매출이 감소하고, 이는 실적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한류스타들이 결혼 이후 활동이 예전만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배용준은 2007년 사극 '태왕사신기' 이후 사실상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2011년 드라마 '드림하이'에 특별출연했지만, 자신의 회사인 키이스트가 제작한 작품이었기에 얼굴을 내민 정도였다.

키이스트는 최고의 한류배우로 부상한 김수현을 비롯해 30여명에 달하는 소속배우를 거느리고 있다. 또 매니지먼트뿐아니라 일본 케이블TV 운영, 드라마제작 등 다양한 사업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사실 최대주주인 배용준의 경우 회사 이미지에 기여하는 부분이 있지만, 매출 기여도는 미미하다.

키이스트가 코스닥에 입성한지 9년만인 올해 배용준은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이를 두고 배우보다는 최대주주로서 책임경영의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대주주의 결혼 발표 이후 벌어진 키이스트의 주가 하락은 증시에서 아직도 엔터주를 산업측면이 아니라 테마나 거품으로 보는 시각이 팽배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투자자만을 탓할 수도 없는 문제다. 엔터기업들도 실적 등의 측면에서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보여주고, 알리는데 적극적인 노력을 펼쳐야한다. 그래야 ‘엔터주=테마’라는 그릇된 투자 인식을 바로잡고, 문화콘텐츠산업 첨병으로서 제대로 된 대접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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