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주고 남측인원 추방 통보...개성공단 기업 '당혹'

파주(경기)=김하늬 기자
2016.02.11 21:25

경기 파주 도라산 CIQ, 추방 남측인원 및 차량 입경 기다리며 팽팽한 긴장감 감돌아

11일 저녁 8시 현재 짙은 어둠에 둘러싸인 경기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개성공단에서 추방돼 내려오는 남측 인원들과 차량들의 입경이 예상보다 지연돼서다.

이날 오후 북한은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 조치에 대응해 남측 인원 추방, 자산동결, 개성공단 폐쇄라는 초강수를 뒀다.

◇오전까지 순조로운 입출경…기업들 “최대한 많이 싣고 오자”=정부의 가동 전면중단 이후 첫날인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CIQ에서는 긴장감 속에서도 차량과 인원들의 출입경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들은 오전 일찍부터 CIQ를 찾아 출경을 서둘렀다. 일부 입주기업 관계자는 “밤을 꼬박 지새우고 왔다.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며 굳은 표정으로 황급히 CIQ를 빠져나갔다.

오전 8시30분부터 남측 인원들과 차량들이 개성공단으로 출경했고 개성공단을 출발한 1차 입경인원 3명이 10시10분쯤 군사분계선을 무사히 통과해 CIQ에 도착했다.

이날 오전 개성공단으로 향한 의류업체 서한섬유 노병문 공장장은 “북측 근로자가 1명도 출근하지 않아 철수작업을 주재원 한두 명이 다 해야 한다”며 “우리 회사 생산량의 70%가 개성공단에서 만들어지고 있어 가동중단이 장기화하면 회사는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토로했다.

5톤 화물트럭을 몰고 개성공단으로 향한 신춘길 기사는 “개성공단 내 의류업체의 연락을 받고 제품을 실어나르기 위해 들어가는 길”이라며 “업체에서 미신고 물품 반출시 벌금(통상적으로 50달러)을 물더라도 개성에 있는 물건을 최대한 많이 싣고 와달라고 여러 번 부탁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는 “어젯밤부터 오늘 오전까지 개성공단은 일제히 짐을 빼느라 정신이 없는 상황”이라며 “제품을 반출하는 것에 북한 측에서 별다른 제재를 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북한, 오후 공단폐쇄 등 초강수…입주기업 관계자들 ‘당혹’=오전까지만 해도 별다른 조치 없이 입출경을 승인하던 북한의 태도는 오후 들어 돌변했다. 오후 5시(우리시간 오후 5시 30분)까지 개성공단 남측 인원 전원을 추방하는 등 초강수 카드를 꺼내든 것.

 

북한이 오전 개성공단에 무장한 병력을 배치한 것이 그 전조가 아니었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설 연휴 동안 개성공단에 체류하다 입경한 부속의원 김수희 간호사는 “오늘 아침부터 무장한 군인들이 군용트럭을 타고 개성공단에 나타났다”며 “평소보다 군인의 이동이 많아졌고 총을 들고 침낭까지 메고 왔다갔다 하는 군인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날 북한 근로자들은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출근하지 않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 근로자들이) 대부분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어제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을 발표하며 오늘 출근해도 일이 없을 것 같다는 관리위 측의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남식 개성공단관리위원장을 포함한 개성공단관리위 인원 13명은 북측 중앙개발특구개발지도총국과 철수절차 등을 협의하고 철수절차를 관리하기 위해 입경했다.

한편 통일부 당국자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 발표의 법적 근거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를 신청한 것과 관련, “고도의 정치적 판단에 따라 공익목적으로 행한 행정적 행위”라고 답변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북한의 거듭된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국제사회가 강력한 대북제재를 추진하는 현 상황에서 이번 조치는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도발의 악순환을 끊고 북한의 태도변화를 위한 것”이라며 “법적 근거는 정밀하게 갖춰져야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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