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친환경 인증 침대라더니'…인증절차 어떻길래

고석용 기자, 이민하 기자
2018.05.18 16:35

[라돈포비아]침대·매트리스, KC인증만 있으면 판매 가능…방사능 물질은 원안위 통제로 별도인증 없어

환경보건시민센터 회원들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환경재단에서 열린 '방사능 라돈침대 88,098개, 제2의 가습기살균제 참사' 기자회견에서 대진 라돈침대의 리콜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참가자들은 이 자리에서 라돈침대의 전 제품 리콜 확대와 취약계층 이용자의 건강 전수조사를 촉구했다./사진=뉴스1

최근 불거진 '라돈 침대' 논란으로 소비자 불안감이 커지면서 침대, 메트리스 등 생활용품에 대한 안전인증 기준과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18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침대와 매트리스를 판매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인증은 정부의 KC인증 밖에 없다. KC인증은 2009년부터 시행된 단일 국가통합인증으로 정부가 정한 안전·보건·환경·품질 등 기준을 통과해야 받을 수 있다.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에 따라 품목별로 '안전인증' '안전확인' '공급자적합성확인' 등 검사를 통해 KC인증을 획득할 수 있다.

침대와 매트리스의 경우 가장 낮은 단계의 검사인 공급자적합성확인 검사를 통해 KC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분류됐다. 인증기관 대신 제조자가 직접 인증시험을 실시해 기준을 통과하면 KC인증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통상적으로 사고가 나더라도 크게 소비자가 다칠 확률이 낮은 품목들이 대상이다.

이에 따라 침대·매트리스 제조업체들은 자체적인 인장강도, 마찰결례도 등 내구성시험과 포름알데히드 등 유해물질 검출시험을 실시해 KC인증을 획득한다. 기초적인 안전검사로 논란이 된 모나자이트 등 방사능 검출 여부는 검사하지 않는다.

라돈이 검출된 침대도 받았다는 환경부의 '친환경 인증'은 의무사항이 아니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 검증하는 인증제도로 KC보다 강화된 기준을 통과하는 제품만 받을 수 있다. 포름알데히드 외에도 VOC, 톨루엔 등 12가지 유해원소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다만 방사능 검출 여부는 검사하지 않는다. 라돈침대가 친환경 인증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업체들은 높은 환경 기준을 충족한 제품이라는 점을 마케팅하기 위해 친환경 인증을 선택적으로 받는다.

모나자이트처럼 자연방사능 방출 물질의 검출 여부를 관리하는 곳은 원자력안전위원회다. 원안위는 생활주변방사선안전관리법(생활방사선법) 등에 따라 방사능 농도가 높은 천연방사성핵종이 포함된 원료물질 또는 부산물의 가공·유통현황을 관리감독한다. 원료물질부터 제품의 가공까지 모든 단계 흐름을 원안위에서 통제하고 있어 방사능 관련 별도의 인증이 있는 것은 아니다. 라돈침대 파문에서 원안위의 책임이 커지는 대목이다.

업계관계자는 "국내 침대, 매트리스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져 시장 전체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확산될 우려가 있다"며 "늦기 전에 정부의 기준이나 조치가 강화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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