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딸 눈앞에서 '학폭' 당하는데...외면한 부모 "알아서 하겠지"

10살 딸 눈앞에서 '학폭' 당하는데...외면한 부모 "알아서 하겠지"

이은 기자
2026.04.22 09:42
학교 폭력 트라우마를 겪는 딸을 걱정하는 부모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tvN STORY '이호선 상담소' 방송 화면
학교 폭력 트라우마를 겪는 딸을 걱정하는 부모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tvN STORY '이호선 상담소' 방송 화면

학교 폭력 트라우마를 겪는 딸을 걱정하는 부모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1일 방송된 tvN STORY '이호선 상담소'에는 학교 폭력 트라우마를 겪는 26살 딸과 50대 부모가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부모는 "(딸이) 과호흡 와서 비닐봉지를 머리에 뒤집어쓰고 숨 쉬고, 본인도 모르게 몸을 긁어서 상처가 나고, (딸이) 점점 병들어가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

이어 "평소엔 참다가 한 번씩 울분을 토하는 것 같다. 쌓인 걸 하나부터 열까지 다 얘기하면, 저희는 사과한다. 안 좋은 쪽으로 마음가짐을 가질까 봐 (걱정된다)"라며 조언을 구했다.

이날 스튜디오에 등장한 엄마는 "딸이 주기적으로 과호흡이라든가 자기 감정 컨트롤이 안 돼서 대성통곡하고 오열한다. 처음 증상 나타난 건 초등학교 3학년 때였다"고 밝혔다.

학교 폭력 트라우마를 겪는 딸을 걱정하는 부모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tvN STORY '이호선 상담소' 방송 화면
학교 폭력 트라우마를 겪는 딸을 걱정하는 부모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tvN STORY '이호선 상담소' 방송 화면

딸은 학교 폭력 피해자였다. 부모는 딸의 이상 증상은 10살 때 겪은 학교 폭력 이후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증세의 원인이기도 했다.

엄마는 "친구들 괴롭힘도 있었고 우울증부터 심리적으로 안 좋은 것들이 많이 드러났다"며 "최근 들어 더 심해졌다. 얼마 전부터 힘도 없고 의욕도 없다. 밥 먹는 것, 방 청소, 씻는 것 등 모든 걸 귀찮아한다"고 말했다.

이호선이 "신체적 폭력을 당한 적이 있냐"고 묻자 엄마는 "부모가 보고 있는데 모래를 뿌리거나, 쉬는 시간에 교과서에 우유를 들이부었다. 하교 시간에 스쿨버스를 타야 하는데 누가 운동화 한쪽을 감춰버려서 신발이 없어 찾기도 했다"고 답했다.

학교 폭력을 당한 딸이 부모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부모는 적절한 도움을 주지 못했다.

엄마는 "제가 (선생님께) 찾아가려니 8살 차이인 동생이 어려서 갈 상황이 못 됐다. 남편은 일 때문에 못 갔다"고 말했고, 아빠는 "세대가 달라서 그런가. 저희 때는 그런 걸 몰랐다. '괜찮겠지, 선생님이 잘 돌봐주겠지, 알아서 해결했겠지'라고 생각하고 크게 못 느꼈다. 그래서 못 도와줬다"며 후회했다.

학교 폭력 트라우마를 겪는 딸을 걱정하는 부모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tvN STORY '이호선 상담소' 방송 화면
학교 폭력 트라우마를 겪는 딸을 걱정하는 부모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tvN STORY '이호선 상담소' 방송 화면

가족의 도움을 받지 못한 딸은 교내 상담 교사에게 직접 도움을 요청해 스스로 학교 폭력을 극복해야 했다.

딸은 "유년 시절엔 항상 생과 사를 오갔다. 선생님, 엄마 아빠와의 대치 상태였다. 저한테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괜찮은 척하면서 살았다"고 말했다.

이어 "나의 현재 자체가 엄마 아빠한테는 고통이란 걸 10살 때 봤다. 10살 때 제 손을 내친 거다. 저는 그걸 잊을 수가 없다. 살려달라고, 도와달라고 했는데, 도와주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엄마는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 못 준 것에 대해 사과도 많이 했고 용서해달라고 했다"며 "방법을 모르겠더라. 딸도 지치고 저나 남편도 힘들고 죄책감도 있다"며 눈물을 쏟았다.

딸은 최근 들어 더 힘들어진 이유에 대해 "지친 것 같다. 몸이 먼저 무너져가고 있었고 의사가 '신체를 유지하는 것보다 생명을 유지하는 게 먼저라고 느껴서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라더라"라고 말했다.

자해도 많이 시도했다는 딸은 "이게 불효이긴 한데 그거 아니면 못 살았다"며 "언제든지 이 삶을 놓을 수 있다는 생각 덕분에 살았고, 분노로 살았다"고 고백했다.

이어 "사람이 죽으면 장례비로 2000만원 필요하다더라"라며 자신의 장례비까지 직접 준비해뒀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학교 폭력 트라우마를 겪는 딸에게 심리상담가 이호선이 조언을 건넸다.  /사진=tvN STORY '이호선 상담소' 방송 화면
학교 폭력 트라우마를 겪는 딸에게 심리상담가 이호선이 조언을 건넸다. /사진=tvN STORY '이호선 상담소' 방송 화면

아빠는 "이렇게 큰일이 될 줄 몰랐다.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던 게 (후회된다). 이제 와서 바꿔줄 수도 없고. 할 수 있으면 해주고 싶은데. 뭘 더 해줄 수가 없으니까"라며 죄책감에 눈물을 보였다.

그러나 딸은 "(부모님이) 사과를 그만했으면 좋겠다"며 "내 상태가 죄송하다. 저도 이렇게 크고 싶지 않았으니까. 고문 같은 시간을 어떻게 해야 하나. 이제는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이렇게 컸는데 어떻게 하냐. 그런데 아버지가 무너져 가고 있다"며 속상해했다.

이호선은 딸이 현 상황을 너무 잘 파악하고 있다며 삶의 의미를 찾는 '의미 치료'를 권했다. 그러면서 학교 폭력에 대해서는 "본인 잘못이 아니다"라며 "내 주변이 내게 붙이는 이름이 내 이름이 아니라, 내가 나를 해석하는 것이 내 이름이라는 걸 기억해라"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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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 기자

패션·뷰티·라이프스타일·연예 분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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