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관련 통계 관리와 맞춤형 정책개발을 담당하는 '소상공인정책연구원'을 만든다. 내수부진과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소상공인의 경영상황이 악화하고 있지만 현상과 원인을 진단할 마땅한 통계자료조차 없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9일 중기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진공은 내년 상반기 중 소상공인정책연구원을 부설기관으로 설립해 독립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 연구원은 소진공이 보유한 기존 소상공인 데이터에 국세청·통계청·세무서·지방자치단체의 데이터를 더해 소상공인·자영업자만을 위한 통계 데이터를 산출하는 일을 주 업무로 담당하게 된다. 연구기획실, 정책연구실, 조사분석실, 비즈니스모델센터 등 4개 조직의 42명 규모로 출범할 예정이다.
소진공 관계자는 "소상공인의 개념 범위가 업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상시근로자 수로 획일화돼 있는 등 정의가 모호해 정확한 실태 파악이 불가능했다"면서 "소상공인 통계 데이터를 한 곳에 집중시킬 필요성이 있다는데 중기부와 공감대를 형성해 40억원의 예산을 내년 예산안에 반영키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상공인정책연구원은 소상공인에 대한 매출, 폐업 등 기본 실태 파악 뿐 아니라 업종별로 분류해 특성에 맞는 필요한 정책을 지원하는 등 씽크탱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상공인정책연구원을 설립하게 된데는 주무부처인 중기부와 소진공이 신뢰할 수 있는 제대로 된 통계를 확보하지 못한 이유가 크다. 중기부는 최근 3년간(2015~2017년) 총 17억원을 들여 소상공인 실태조사를 했으나 공개하지 않았다. 실태조사가 부실해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중기부는 지난해엔 소상공인 실태조사를 통계청에 의뢰했다. 또 소진공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소상공인상권분석시스템을 통해 8개 업종의 창·폐업률 자료 등을 제공했다가 현재는 중단한 상태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실태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지원을 하려면 소상공인의 연간 고용 증감, 업종별 매출, 소득, 창·폐업 실태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가 있어야 하는데 2015년 통계청 자료 이후 그런 통계가 없다"며 "통계가 세밀하지 못하면 정책도 세밀하게 나올 수가 없다"고 말했다.
더구나 현재 우리나라에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공식 통계가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서울시, 경기도 등 일부 지자체가 운영하는 지역 상권분석시스템과 소진공의 소상공인상권분석시스템 정도가 활용할 수 있는 자료로 꼽힌다.
통계청 관계자는 "전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숫자와 매출 등 모수 자체가 크고 업종도 다양하다"며 "조사비용도 커 현재 자영업자 전체를 포괄하는 정부 통계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공식 통계의 부재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개념이 규정돼 있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이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하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독자적 정책영역으로 정립하기 위해 중기부에서는 '소상공인·자영업 기본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