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펀드 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K-VIC)가 외부 투자를 받지 않은 3년 미만의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에 단독으로 직접 투자한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초기 기업에 투자 물꼬를 터주기 위해서다. 한국벤처투자가 외부투자자와 ‘매칭’ 방식이 아닌 단독으로 초기 기업에 지분투자를 집행하는 것은 2005년 설립 이후 처음이다.
24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한국벤처투자는 모태펀드 투자사업(엔젤 계정)을 통해 1000억원을 초기 기업에 직접 투자한다. 전담팀을 꾸려서 투자 심사부터 집행까지 신속하게 추진할 방침이다.
투자 대상은 청년창업사관학교 창업팀 등 유관기관에서 사업성·성장성 등을 인정받은 초기 기업들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벤처캐피탈(VC) 등 전문기관에서 투자받기 어려워지면서 자금줄이 끊길 우려가 커진 곳들이 우선 고려대상이다. 실제 투자받을 기업은 1500개 안팎으로 추정된다. 투자금액은 기업당 최대 1억원 수준이다.
투자 방식은 직접 지분투자다. 기존 엔젤매칭펀드 등 매칭투자와 달리 단독으로 추진한다. 민간 투자자 등이 선행 투자를 주저하는 상황을 고려해서다. 내부적으로는 민간 투자자를 후속으로 매칭해 유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국벤처투자는 모태펀드를 주로 간접투자방식으로 운용해왔다. 정부 부처별 예산 계정에 따라 모펀드에 출자하고 민간 운용사(GP)를 선정 후 외부 추가자금을 조달해 최종 투자조합을 결성하는 방식이다.
일부 직접 투자사업도 기관투자자의 요청을 받아 동반 투자하는 방식뿐이었다. 엔젤매칭펀드, 일자리매칭펀드가 대표적이다. 민간 엔젤·기관투자자가 정책 목적에 맞는 우수 중소·벤처기업을 발굴해 동반 투자를 요청하면 적격 심사 등을 거쳐 매칭 방식으로 투자한다. 현재 엔젤투자매칭펀드는 전국 단위와 경남·부산·광주·강원·대구·경기·울산·충남·전남·대전 지역별로 1920억원 규모의 16개 펀드가 운용되고 있다. 일자리매칭펀드는 506억원 규모로 운용 중이다.
직접 투자를 받는 초기 기업들은 당장 자금조달뿐 아니라 후속 연계 투자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벤처투자는 국내 모든 주요 투자사뿐 아니라 해외 기관투자자까지 포함한 투자정보망을 갖추고 있다. 이를 활용한 기업설명회(IR)나 투자자 미팅 등의 지원도 가능할 전망이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위축될 우려가 있는 투자생태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라며 “초기 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동시에 직접 투자를 이끌면서 민간 투자 영역도 지속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