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벤촉법 1년, VC·AC 설립 봇물…이랜드·일진 등 중견기업도 가세

고석용 기자
2021.08.23 16:00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이하 벤촉법) 시행 이후 중소기업창업투자사(벤처캐피탈·VC)와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AC)의 설립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전문 VC뿐 아니라 대기업·중견기업의 기업형 VC(CVC)설립이나 액셀러레이터의 VC 설립도 활발해진 모습이다. 올해 말부터 그룹 지주사의 CVC 설립 규제가 추가로 완화되면 벤처투자가 앞으로 더 활황을 띨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벤촉법 시행 이후 이달까지 29개 VC가 중기부에 설립을 신고했다. 이달 기준 전체 등록된 VC가 179개인 점을 고려하면 ,16.2%가 벤촉법 설립 이후 1년 새 새로 설립된 VC라는 의미다. 벤촉법이 시행되기 이전인 2017년부터 2019년까지는 연평균 14.6곳이 신규 설립되는데 그쳤었다.

특히 이랜드그룹 같은 중견·중소기업들의 CVC 설립도 크게 늘었다. 이랜드그룹과 일진그룹은 각각 올해 초 CVC인 이랜드벤처스와 일진투자파트너스를 설립했다. 각각 패션·리테일, 소재·부품·장비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VC로 모기업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그밖에 대광건영(디케이투자파트너스), 에코프로(아이스퀘어벤처스), 컴투스(크릿벤처스), 솔트룩스(솔트룩스벤처스) 등 중견·중소기업이 CVC를 설립했다.

초기단계 기업에 투자하는 액셀러레이터 설립은 이보다 더 활발하다. 1년 새 94개가 신규등록해 전체 등록된 액셀러레이터(335개)의 28.1%에 달했다. 액셀러레이터로 등록한 기관 유형도 중견기업, 공공기관, 대학교 등으로 다양해졌다. 2019년 말 214개에 불과했던 액셀러레이터는 올해 말이면 350여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벤촉법, VC설립 도화선…"연말부터 CVC설립 더 늘 것"

중기부와 업계는 벤촉법 시행이 VC 설립 열풍을 가속화시켰다고 보고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지난해 8월 벤촉법이 시행되면서 VC의 투자가능 업종이 늘어나고 의무 벤처투자 비율 기준도 개별펀드에서 운용펀드 합산으로 완화되면서 VC 설립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투자 한도 완화, 펀드간 컨소시엄 결성 등도 VC 진입장벽을 낮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견기업들의 '오픈 이노베이션' 열기도 액셀러레이터·VC 설립에 영향을 미쳤다. 스타트업에 투자한 뒤 사업 제휴나 인수합병(M&A) 등으로 시너지를 내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해외에서는 이미 CVC 설립·투자가 활발하다.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연간 CVC 투자규모는 2014년 179억달러(21조원)에서 지난해 731억원(85조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업계와 정부는 올해 12월부터 지주회사의 CVC 설립을 허용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SK나 LG 등 대기업의 CVC설립이 가속화되고 벤처투자시장에도 더 큰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지주회사는 총 164개로 현금성자산만 55조원에 달한다. 공정위는 "지주사들의 CVC 설립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주사가 CVC를 설립하게되면 유보자금들이 벤처투자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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