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의료 플랫폼 '강남언니'를 운영하는 힐링페이퍼의 홍승일 대표가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27일 열린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홍 대표는 2015년 9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총 71개 병원에 환자 9215명을 소개·유인·알선하고, 그 대가로 이 환자들이 지급한 진료비 12억9000만원의 13.6% 상당인 1억7000여만원을 수수료로 받은 혐의다.
현행 의료법은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재판부는 "의료시장의 질서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했다.
홍 대표 측은 "업계 후발주자로서 선행업체를 참고해 서비스를 진행했고, 해당 업체가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을 알고 즉시 서비스를 중단했다"며 선처를 호소했으나 결코 가볍지 않은 판결로 돌아왔다.
홍 대표로선 억울할 수 있다. 2015~2018년 당시에는 이 같은 수수료 모델이 의료법에 저촉된다는 판례나 근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규제샌드박스 제도도 시행되기 전이라 해당 사업모델은 그야말로 회색(Gray) 영역에 있었다.
여기서 파생된 '그레이 스타트업'이란 시사용어가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의 발전을 기반으로 탄생한 스타트업 가운데 기존 법·제도 체계로는 규정되지 않은 회색 영역에서 사업이나 서비스를 영위하는 기업을 일컫는다.
한국에 진출했다가 철수한 '우버', 택시업계의 반발로 시장에서 퇴출된 '타다'가 대표적인 사례다. 지금의 강남언니는 합법성을 인정받은 광고 수익모델로 운영되고 있지만, 과거의 강남언니는 그레이 스타트업의 영역에 있었다.
그레이 스타트업이 생기는 것은 기술발전 속도에 비해 규제 개선은 뒤처져 있기 때문이다. 최근 메타버스, NFT(대체불가토큰), 블록체인 기반 코인 등 새로운 기술의 등장과 맞물려 앞으로도 그레이 스타트업은 계속 나타날 전망이다.
스타트업들이 합법과 불법 사이를 걷지 않도록 하려면 규제를 정비하는 정부와 국회가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이들이 강남언니의 유죄 사례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기술발전과 혁신의 속도에 걸맞은 움직임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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