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尹 디지털플랫폼 정부서도 '플랫폼 전쟁' 계속되나

최태범 기자
2022.04.11 15:37

얼마 전 국회에서 '디지털플랫폼 정부 혁신전략' 세미나가 열렸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과학·디지털 공약 개발에 참여하고 인수위원회 디지털플랫폼TF 상임자문위원인 이영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했다.

이준석 당대표, 고진 인수위 디지털플랫폼정부TF 팀장, 오종훈 카이스트 교수 등 윤 당선인의 디지털 공약 수립에 관여한 인물들이 대거 참석한 만큼 디지털플랫폼 정부 실현을 위한 총론 성격의 초안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아쉬웠던 장면도 있다. 여느 정치권 행사가 그렇듯 세미나 역시 형식적인 행사에 그쳤다는 점이다. 행사에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 출신의 안성우 직방 대표, '투자업계 큰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에게 2000억원의 투자를 이끌어낸 장영준 뤼이드 대표, 자영업자 100만 고객을 확보한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대표도 참석했다.

스타트업 생태계의 굵직한 인물들이 자리한 만큼 디지털플랫폼 정부 구상에 있어 혁신 스타트업들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컸었다.

하지만 이들의 발언은 채 10분도 안 되는 제한된 시간 속에서 사업 내용을 설명하는데 그쳤다. 정치권은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도 묻지도 않았다. 이런 모습을 보니 디지털플랫폼 정부 공약이 허울만 좋은 정치적 수사로 전락하는 건 아닌지 우려가 들었다.

지금 상당수 플랫폼 스타트업은 생존의 위기를 겪고 있다. 택시업계와 충돌했던 '타다'는 시장에서 사라졌고, 변호사단체가 경쟁 플랫폼을 출시한 '로톡'이나 의료계와 갈등을 겪는 '강남언니' 등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곳들이 많다.

카카오·네이버 같은 플랫폼 대기업들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배차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영업기밀인 AI 배차 알고리즘을 공개하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윤 당선인이 추진하는 디지털플랫폼 정부는 문재인정부의 '디지털뉴딜'과 달라야 한다. 디지털뉴딜은 산업 곳곳에서 벌어지는 플랫폼 갈등을 제대로 풀지 못했다는 스타트업 업계의 비판을 받는다.

윤석열정부는 스타트업을 병풍 세우듯 동원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길 바란다. 플랫폼 갈등을 해소해 궁극적으로 국민 편익을 높인다면, 디지털플랫폼 정부는 성공한 공약으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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