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ARPA-H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에서도 사회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민첩한 혁신 체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습니다."
'한국형 ARPA-H'로 불리는 K-헬스미래추진단의 2기 PM(Project Manager)로 선정된 이승규 복지 돌봄 분야 PM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번 혁신이 성공하려면 기존의 R&D 지원 틀을 넘어, 기획부터 결과 도출까지 책임지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PM 주도형 한국형 ARPA-H 프로젝트
K-헬스미래추진단은 보건의료 분야의 난제를 해결하고 미래 보건의료의 혁신을 위한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조직이다.
2024년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내에 설립돼 기존 R&D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도입하고자 출범했다.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는 미국의 'ARPA-H'를 벤치마킹한 모델이다. ARPA-H는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도전적 연구개발 방식을 보건의료에 특화한 기관으로, 정부가 사회적 난제를 미션으로 제시하고 모든 과정을 PM이 주도하는 관리체계를 갖추고 있다.
K-헬스미래추진단 역시 기존 R&D 방식에서 벗어나, 정부가 설정한 보건의료 난제 5가지 임무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5가지 임무는 △백신·치료제 주권 확보로 보건 안보 확립 △암·희귀·난치질환 등 미정복 질환 극복 △바이오헬스 초격차 기술 확보 △초고령사회 대응 복지·돌봄서비스 개선 △지역완결형 필수의료 혁신기술 확보 등이다.
2024년부터 2028년까지 매년 10개, 총 50개 프로젝트가 추진되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개의 프로젝트가 추가로 선정될 예정이다.
이승규 PM은 이 가운데 '초고령사회 대응 복지·돌봄서비스 개선' 임무에서 △뇌인지예비력 파운데이션 모델 기반 개인 맞춤형 뇌인지기능 저하 예방 및 둔화 서비스 개발 △노쇠에 대한 AI 기반 예방적 돌봄 서비스 개발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 7월 중 연구개발기관을 선정하고 연구를 개시할 계획이다.
이 PM은 "지난해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2050년이 되면 75세 이상 인구 비중이 현재 8.3%에서 24.5%로 세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돌봄 서비스 체계를 유지하려면 관련 예산과 돌봄 인력의 매우 큰 증가가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지금까지의 돌봄 서비스 혁신이 핵심 요소의 성능 향상이었다면, 앞으로는 사회적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고 향상시키기 위한 시스템 전환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PM은 "단순히 '좋은 과제'를 골라내는 것을 넘어, '진정한 사회적 시스템 혁신'은 사회 구성원의 인식과 행동문화의 변화까지 포함돼야 한다"면서, "복지돌봄 프로젝트 역시 노인, 가족 돌봄자 등의 참여가 필수"라고 말했다. 또 "2단계로 진행되는 2개 프로젝트는 1단계에서 바이오 파운데이션 모델을 기반으로 설계된 돌봄 서비스를 개발하고, 2단계 2년 동안 실제 지역에서 실증을 거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기존 R&D와 다른 '민첩한 실험 구조'
기존 정부 R&D 시스템은 평가 중심으로 운영되며, 성공 가능성을 우선시 해왔다. 반면 추진단의 'ARPA-H' 모델은 '기획-추진-사업화'까지 단일 책임 아래 민첩하게 돌아가는 체계다.
이 PM은 "민간 전문가들이 함께 호흡하고, 연구자들과 긴밀히 협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실패가 단순히 성공의 반대말이 아닌, 난제 해결을 위한 시도라는 인식이 자리잡는다면, 국내 R&D 시스템도 변화의 변곡점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규 PM은 제약·바이오 분야의 실무 전문가다. 추진단 합류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사회문제과학기술정책센터장을 맡아 범부처 단위의 연구개발 정책을 수립하고, 제도와 사업화 사이를 연결해온 인물이다. 이 때문에 그는 '기획 중심 실행가', '실전형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끝으로 그는 "한국형 ARPA-H의 성과는 단순한 기술개발이나 논문 수가 아니라 '실제로 변화시킨 문제'가 무엇이냐로 평가받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감당하기 어려운 고위험 영역에 과감히 뛰어들고, 실패도 허용하는 실험적 구조가 필요하다"며 "그런 구조에서만 진정한 혁신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