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수록 똑똑해진다...데이터 금맥 캐는 'K-로봇'에 130억 뭉칫돈

송정현 기자
2026.03.14 08:00

[이주의 핫딜] 로봇 스타트업 엑스와이지, 130억 시리즈B 투자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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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엑스와이지

로봇과 AI(인공지능)을 결합한 피지컬 AI의 핵심 경쟁력은 하드웨어 자체보다 현장 데이터 확보 능력에 있다. 실제 공간에서 축적한 데이터의 양과 질이 로봇 움직임의 정교함과 정확도는 물론 상용화 속도까지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장 데이터를 빠르게 확보하면서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K-로봇 스타트업이 있어 주목된다. 바로 2022년부터 무인카페 라운지X를 운영하며 생활 밀착형 피지컬 AI 기업을 지향해 온 엑스와이지(XYZ)다. XYZ는 제조업 현장에서 인력을 대체하는 경쟁사와 달리 일상 속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으로 차별화해왔다.

최근 XYZ는 13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투자에는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유안타인베스트먼트, 크릿벤처스 등 재무적 투자자(FI)와 전략적 투자자(SI)가 함께 참여했다. VC(벤처캐피탈) 업계는 XYZ가 서비스 현장에서 실환경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다시 로봇 지능 고도화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췄다는 점에 주목했다.

조홍수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상무는 "피지컬 AI의 핵심으로 비전-언어-행동(VLA) 모델이 부각되면서 현장에서 축적한 양질의 데이터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며 "XYZ의 제품은 모두 해당 데이터를 수집하는 채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라운지엑스로 쌓은 '골든데이터'…연 60억 매출 성과로
황성재 XYZ 대표이사

XYZ는 자체 운영 중인 로봇 매장 '라운지X'에 자사의 바리스타 로봇 '바리스브루'를 투입해 실제 현장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양의 실환경 데이터를 직접 수집한다. 자체 개발한 데이터 수집 디바이스(기기) '글로브X'를 통해 손조작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으며, 수집된 데이터는 디지털 트윈 환경 '트윈X'에서 강화학습을 거쳐 로봇 지능 엔진 '브레인X' 고도화에 활용된다. 실환경(라운지X), 수집 디바이스(GloveX), 실시간 시뮬레이션(TwinX)으로 이어지는 전 과정을 자체 인프라로 수행하는 점이 핵심 경쟁력이다.

황성재 XYZ 대표는 "라운지X 매장 운영을 통한 데이터 수집→학습→모델 적용→현장 검증까지 이어지는 풀 파이프라인을 이미 구축하고 있다"며 "이는 향후 상용화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용묵 크릿벤처스 담당 심사역(팀장)은 "XYZ의 가장 큰 차별점은 하드웨어에 대한 높은 이해도부터 로봇의 지능을 담당하는 '브레인X', 그리고 이를 통합 제어하는 클라우드 시스템까지 로봇 서비스에 필요한 전 과정을 내재화한 '지능형 풀스택' 기술력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정해진 동작을 반복하는 기존의 '자동화' 로봇들과 달리 비정형 환경에서도 스스로 상황을 인지하고 최적의 행동을 생성하는 '지능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사업 성과도 가시화하고 있다. XYZ는 지난해 바리스브루의 판매가 본격화되며 연매출 60억원 이상을 달성했다. 현재 바리스브루가 적용된 직영 카페 '라운지X' 8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올해 이를 50개 매장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 현대자동차그룹, 서울시청, 삼성웰스토리 등 주요 기업·기관에 로봇 카페 솔루션을 구축·납품하고 운영 지원까지 제공하고 있다. 현재까지 로봇을 통한 누적 주문 72만건, 누적 운영 1만 시간을 넘어섰다.

임 심사역은 "이번 투자 결정에서 지난해 기록한 60억원 이상의 매출은 XYZ의 로봇 서비스가 실제 시장에서 수익성과 효용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제품-시장 적합성(PMF)'을 증명하는 지표로 활용됐다"고 말했다.

특히 기업·기관에 로봇 카페 솔루션을 구축·납품하고 운영 지원까지 하며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구축한 점이 강점이다. 황 대표는 "판매 이후에도 클라우드 서비스와 로봇 서비스 지원을 통해 지속 매출(Recurring Revenue)이 발생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어, 단발성 납품에 그치지 않는 안정적인 수익모델로 발전하고 있다"며 "지난해 바리스브루 매출액 60억원 중 절반 이상인 35억원이 기업 대상 로봇 솔루션 부문이었다"고 말했다.

조홍수 상무는 "많은 기업이 아직 기술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는 반면 XYZ는 이미 상용 제품을 통해 실질적인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다. 기술력과 사업성을 동시에 입증한 드문 사례"라고 말했다.

로봇 빌딩 솔루션으로 확장…내년 IPO 목표
엑스와이지(XYZ) 기업 개요/그래픽=김지영

사업 다각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XYZ는 자율주행 안내로봇, 경비로봇, 청소로봇 등을 하나의 빌딩 공간 안에서 통합 운영하는 '로봇 빌딩 솔루션' 사업을 실증 중이다. 성수동 CF타워에서는 막바지 실증이 진행되고 있다. 또 '양팔형' 휴머노이드 듀스는 현재 기술 개발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올해 2분기 리테일 환경에서 실증 적용을 앞두고 있다.

듀스가 완성되면 의자 옮기기, 커피 배달 등 수행 가능한 기능도 더욱 다양해진다. 임 심사역은 "휴머노이드 로봇 '듀스'는 XYZ가 지향하는 피지컬 AI 기술의 도달점"이라며 "듀스가 향후 실제 가사나 서비스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범용 로봇으로 빠르게 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XYZ는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국책과제 컨소시엄에 핵심 참여기관으로 선정돼 VLA 기반 로보틱스 적용을 담당하고 있다. 개발된 파운데이션 모델을 협동 서비스 로봇과 듀스에 적용해 실제 물리 환경에서의 동작을 검증하는 현장 실증 역할을 수행한다.

이번 투자금은 듀스 개발 및 실증, 로봇 지능 엔진 '브레인X' 고도화, 데이터 수집 인프라 확장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XYZ는 내년 상반기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황 대표는 "이번 투자는 XYZ의 기술력뿐 아니라 사업성까지 입증한 결과"라며 "일상 환경에서 취득한 피지컬 AI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폼팩터(형태)의 로봇 지능을 고도화하고, 리테일을 넘어 오피스와 홈 시장으로의 범용 확산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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