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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현지 기업들과 미팅을 진행할 때 대나무 귀이개를 선물했다. 귀를 깨끗하게 하고 고객의 목소리를 잘 듣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기업 CS(고객서비스) 솔루션 '채널톡' 운영사 채널코퍼레이션의 최재용 일본지사 대표는 지난 4일 도쿄에서 열린 '채널콘 재팬 2026'에 앞서 인터뷰를 통해 "채널톡이 지향하는 고객 중심(Customer-Driven) 철학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것이 대나무 귀이개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채널코퍼레이션은 2014년 법인 설립 직후 일본에 진출했다. 현재 전체 매출의 약 20%가 일본에서 나온다. 현지에서 채널톡을 도입한 고객사 수는 2만5000개에 달한다. 지난해 일본 매출은 전년 대비 약 50% 성장했다.
일본 진출 초기에는 대리점·파트너십 등 여러 전략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고 결국 직접 고객을 만나는 정석 세일즈를 통해 돌파구를 찾았다. 최 대표는 "차곡차곡 세일즈하며 쌓아올린 시간이 가장 큰 자산"이라고 말했다.
신규 고객 확보 못지않게 기존 고객에 집중한 것도 주효했다. 최 대표는 "'이런 기능이 있으면 쓰겠다'는 요청보다 잘 쓰는 고객이 '이게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제안한 부분을 더 많이 보강했다"고 강조했다.
일본 고객사 중에는 유독 패션 기업이 많다. 코로나19로 매장 문을 닫았지만 정규직 직원을 해고할 수 없는 일본의 특성상 매장 직원들이 온라인에서 '접객'에 나서며 채널톡을 도입한 것이 출발점이 됐다.
특히 일본은 한국과 달리 후기(리뷰)보다 '구매 전 문의'가 많아 패션·이커머스 분야와 채널톡의 궁합이 잘 맞았다는 설명이다. 현재 유나이티드애로우즈, 2위 패션기업 시마무라, 3위 아다스트리아 등이 채널톡을 쓴다.
매장 100개 이상을 보유한 일본 주요 패션 브랜드 약 20곳 중 절반 이상이 고객사다. 식품 대기업 닛신, 르타오 치즈케이크, 교토의 150년 노포 차 브랜드 이토큐에몬도 고객사로 유입됐다. 최근에는 판매자와 이용자 양쪽 문의가 몰리는 플랫폼 기업으로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판도를 바꾼 건 채널톡에 탑재된 AI 에이전트 '알프(ALF)'다. 고객 응대를 중시하면서도 일손이 부족했던 일본 기업들이 '사람이 없어도 고객을 응대할 수 있다'는 알프의 강점에 크게 호응했다.
이경훈 채널코퍼레이션 CAIO(최고인공지능책임자)는 "일본은 AI 기반만으로도 해결률이 높아 사람이 하던 일의 80~90%를 알프가 대체하고 있다"며 "AI를 통한 평균 상담 해결률이 80%에 달한다"고 했다.
한국의 해결률은 약 60% 수준이다. 한국은 구매 후 주문조회·배송·교환·반품 등 기간계 시스템과의 연동이 필요한 문의가 많은 반면 일본은 구매 전 문의가 많아 AI 에이전트의 RAG(검색증강생성) 만으로도 높은 해결률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채널코퍼레이션은 올해 일본 매출 150억원을 목표로 현재 50명 규모인 일본 팀을 연말 7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김재홍 채널코퍼레이션 CRO(최고매출책임자)는 "일본에서 가장 좋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성장하는 것이 향후 10년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신규 기능인 '코스(CoS·Chief of Staff)'를 일본에서 개최한 이번 채널콘에서 최초 공개했다. 코스는 매출·운영·마케팅·상담 데이터를 모아 인사이트를 분석하고 경영진뿐 아니라 전 직원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돕는 도구다.
최 대표는 "코스 이용자는 별도의 데이터 추출이나 전처리 같은 복잡한 분석 작업 없이도 '최근 한 달간 신규 고객 유입 경로를 분석해 줘', '매출 상위 10% 품목을 정리해줘'와 같은 자연어 질문만으로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CAIO는 "기존 BI(비즈니스 인텔리전스) 툴은 '문제가 있다'는 진단까지만 가능했지만 다음 액션이 없어 고객들이 돈을 안 낸다"며 "장바구니에 담고 구매를 하지 않은 고객들에게 문자·전화로 직접 액션을 취하는 것까지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채널톡은 문자·카카오톡·전화 등 고객 접점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 이 CAIO는 "클릭 한 번으로 수천 명에게 연락하고 알프가 쿠폰을 무기로 고객을 설득해 구매로 전환시킬 수 있다"고 했다.
코스가 고객 상담의 다음 단계인 '실질적인 구매 전환과 매출 증대'를 위한 새로운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재홍 CRO는 "상담에 CRM·마케팅을 결합한 통합성이 가장 큰 차별성"이라고 말했다.
코스의 AI 마케팅 기능은 실제 오프라인 점원처럼 고객을 설득해 매출을 끌어올린다. 이는 CS 부서가 비용만 쓰는 곳이 아니라 수익을 창출하는 '수익 부서'로 거듭나도록 한다.
채널코퍼레이션에 있어서 일본은 글로벌 도약을 위한 핵심 요충지다. 최 대표는 "한국에서 만들고 일본에서 수익화를 증명해 세계로 간다는 얘기를 해왔다"며 "이제 수익화를 증명하는 타이밍이 왔다. 한국보다 인구·경제 규모가 큰 일본에서 더 많은 매출을 만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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