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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검사는 꼭 받아야 할까?"
"검진 결과표에 적힌 AST, ALT 수치가 도대체 무슨 뜻이지?"
건강검진을 받을 때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 품는 의문이다. 최근에는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이 AI(인공지능) 기술을 앞세워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고 있다. 질환 위험도를 예측해 필요한 검사를 추천하는 것은 물론 문진 작성, 결과 해석, 사후 관리까지 건강검진 전 과정에 AI가 빠르게 확산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고령화에 따른 예방의학 수요 증가와 생성형 AI 기술 발전이 맞물리며 건강검진 시장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의료진들의 AI 도입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한 점이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진입 문턱을 낮추고 있다. 의료기관들이 업무 전반에 AI 도입을 통한 자동화를 적극 검토하면서다.
건강검진 결과 해석과 의료진의 소견서 작성을 지원하는 테서의 이수현 대표는 "의료진들이 직접 비용을 부담하면서까지 관련 솔루션을 도입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들의 병원 진입도 한층 수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검진 과정에서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개인별 위험도에 맞는 검사를 선택하는 것이다. AI 기반 스크리닝 기술은 모든 수검자에게 고가의 정밀검사를 권하는 대신 이를 필요로 하는 고위험군 대상을 선별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대표적으로 탈로스는 AI 기반 뇌동맥류 위험도 예측 솔루션 '안리스크(ANRISK)'를 개발했다.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 등 일반 건강검진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의 뇌동맥류 발생 위험도를 산출하고, MRA(자기공명혈관조영술) 등 정밀 뇌혈관 검사가 필요한 대상을 선별한다.
또 다른 스타트업 세븐포인트원은 음성 기반 AI 인지기능 검사 솔루션 '알츠윈(AlzWIN)'을 개발했다. AI와 1~2분간 대화한 음성 데이터를 분석해 치매 및 경도인지장애(MCI) 가능성을 선별하는 방식이다.
건강검진 전 빠질 수 없는 문진 영역에도 AI가 도입되고 있다. 메디아크의 디지털 문진 솔루션 '심토미-스크린'은 AI가 대화형으로 질문을 이어가며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이다. 개인별 상황에 맞는 질문을 제시해 문진 정확도를 높이고 작성 부담을 줄인다.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메디아크는 지난 4월 국내 최대 규모 건강검진기관 중 하나인 KMI한국의학연구소와 심토미-스크린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KMI는 전국 8개 검진센터를 통해 연간 약 150만명의 수검자를 관리하고 있다.
AI 활용은 건강검진 이후 단계로도 확장되고 있다.
테서는 AI 의료데이터 해석 솔루션 '온톨'을 운영하고 있다. 사용자가 건강검진 결과지를 업로드하면 AI가 간 기능 수치인 AST(아스파라긴산 분해 효소)와 ALT(알라닌아미노 분해 효소) 등 복잡한 검사 수치와 의학용어를 분석해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설명해준다. 동시에 의료기관용 서비스인 '온톨 스크라이브'는 의료진들의 건강검진 종합소견 초안 작성을 지원한다.
검진 데이터를 활용해 생활습관 개선까지 연결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바이오뉴트리온은 AI 기반 대사 건강관리 솔루션을 통해 건강검진 결과를 바탕으로 지방간, 비만 등 대사질환 위험군을 대상으로 식습관과 생활습관 개선을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도 킥더허들과 휴레이포지티브 등도 건강검진 결과를 비롯한 다양한 의료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 디지털 헬스케어 투자심사역은 "암과 같은 질환 치료 시장이 여전히 가장 크지만 기술이 발전할수록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려는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며 "예방과 건강관리 영역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질환 위험도를 미리 예측하고 고위험군을 선별하는 서비스 기업들을 특히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테서의 이 대표는 "현재 의료 현장에서는 건강검진 데이터와 이후 이뤄지는 정밀검사 및 진료 데이터가 서로 단절돼 있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 검진 결과와 사후 진료 데이터를 연계해 보다 정밀한 예후 예측과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