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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AI(인공지능)의 할루시네이션(환각) 문제가 부각되는 건 저희에겐 오히려 새로운 기회입니다. 신뢰도 높은 의료데이터와 전문의 피드백의 중요성이 앞으로 더욱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윤승규 메디워크에이아이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메디워크에이아이는 의료 AI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 확보·가공부터 모델 성능 평가·고도화까지 지원하는 의료 AI 데이터 인프라 기업이다.
메디워크에이아이는 AI 데이터 기업 크라우드웍스에서 의료데이터 사업을 담당한 자회사가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분사하면서 탄생했다. 당시 의료데이터 사업을 이끌었던 윤 대표와 내과 전문의인 김재영 CMO(최고의료책임자)· 사내이사가 현재 메디워크에이아이를 이끌고 있다.
메디워크에이아이의 핵심 경쟁력은 분사 이전부터 구축해온 1200명 이상의 전문의 네트워크다. 현재 25개 진료과를 아우르는 전문의 풀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의료 AI 기업이 필요로 하는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AI가 학습할 수 있도록 라벨링·가공한다. 이후 의료 AI 기업이 데이터를 학습시켜 만든 모델의 결과물을 전문의가 직접 평가하고 피드백해 파인튜닝(미세조정)하는 과정까지 지원한다.
김 CMO는 "기술적으로 훌륭한 AI 모델을 만들더라도 결과가 의학적으로 맞는지, 실제 임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지는 전문의 의견이 필요한 영역"이라며 "의료 AI가 고도화될수록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의료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메디워크에이아이의 출발점은 의료 AI 기업과 전문의 사이의 간극이었다. 의료 AI 기업은 학습에 필요한 의료데이터를 제공하고, 가공할 전문인력이 필요했지만 프로젝트마다 적합한 의료진을 직접 섭외하기 어려웠다. 반대로 의사들은 오랜 기간 축적한 데이터와 전문지식을 진료 이외의 영역에서 활용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김 CMO는 "의사 입장에서는 진료실에 머물러 있던 전문지식을 활용해 부가 수익을 얻을 수 있고, 기업은 필요한 의료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라며 "초기에는 여러 라벨링·가공 프로젝트에 참여해 1년에 8000만원 넘게 수익을 올린 전문의도 나오면서 의료진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며 현재의 폭넓은 전문의 풀을 구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메디워크에이아이는 이렇게 확보한 전문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의료 AI 기업이 필요로 하는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한다. 구체적으로 의료AI 기업이 필요로 하는 데이터를 제시하면 이에 적합한 데이터를 보유한 의료진을 찾아 연결한다. 이후 공동연구를 기획해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데이터심의위원회(DRB) 등 공식 절차를 거쳐 기업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회사는 전문의 연결부터 병원과의 연구 설계·데이터 활용 절차까지 중간에서 이 모든 과정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후 확보한 원천 데이터에 질환 여부를 표시하거나 영상 속 병변의 위치와 영역을 구분하는 라벨링·세그멘테이션 작업을 거쳐 AI가 학습할 수 있는 정제된 데이터로 가공한다.
현재 회사의 핵심 매출처도 의료데이터 가공 사업이다. 기업으로부터 데이터 프로젝트를 수주한 뒤 적합한 전문의를 연결해 작업을 수행하고 용역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이 사업의 핵심은 프로젝트마다 요구되는 전문성을 갖춘 의료진을 얼마나 정확하고 빠르게 연결하느냐다. 의료 AI가 고도화될수록 요구되는 전문성도 세분화되고 있다. 같은 진료과에서도 세부 전공에 따라 작업에 참여할 수 있는 의료진이 달라진다.
김 CMO는 "소화기내과에서도 간·담도 등 특정 분야를 전공한 의사만 할 수 있는 작업이 있을 정도로 프로젝트가 전문화되고 있다"며 "요구사항에 맞는 의료진을 빠르게 찾아 프로젝트에 투입할 수 있는 것이 회사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메디워크에이아이가 다음 성장동력(핵심 매출원)으로 삼는 분야는 '의료 AI 모델 검증' 사업이다. 전문의가 의료 AI 기업이 내놓은 결과물이 의학·임상적으로 타당한지, 실제 환자에게 적용했을 때 위험할 가능성은 없는지 등을 직접 평가해 채점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발견한 오류를 다시 AI에 피드백해 모델을 파인튜닝해 정확도를 높인다.
윤 대표는 "특히 의료 AI의 할루시네이션 문제가 부각될수록 전문의가 AI의 결과물을 검증하고 잘못된 부분을 다시 피드백하는 과정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의료 AI가 고도화될수록 이 같은 전문의 검증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기대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의료 AI 기업의 FDA(미국 식품의약국)·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규제기관 인허가를 지원하는 사업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의료 AI가 의료기기로 허가받으려면 단순히 모델의 성능뿐 아니라 어떤 데이터를 학습했고, 해당 데이터와 개발 과정이 신뢰할 만한지 등을 검증해야 한다.
여기에 1200명 이상의 전문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AI 모델의 결과가 의학적으로 타당한지 평가하고, 향후 이를 규제기관의 인허가 획득에 활용할 수 있는 검증 자료로 만드는 역량도 갖출 계획이다. 이를 통해 메디워크에이아이는 의료 AI 기업의 인허가 획득 전과정을 돕겠다는 구상이다.
윤 대표는 "궁극적으로 의료 AI를 개발하는 모든 회사가 적어도 한번은 메디워크에이아이를 거쳐야 할 정도로 의료 AI 산업의 '필수재'가 되는 것이 회사의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