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랩바이오, 치주염 무통증 원인 규명… 비마약성 진통 신약 확장

김건우 기자
2026.10.1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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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몸 뼈가 녹아내릴 정도의 심한 염증에도 말기까지 통증이 거의 없어 조기 치료 시기를 놓치기 일쑤였던 만성 치주염의 신경 차단 원리가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연구진이 창업한 바이오벤처 오랩바이오는 세균이 통증을 억제하는 방식을 역이용해 부작용 없는 차세대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에 착수한다.

14일 오랩바이오 창업자인 오석배 대표(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연구팀과 치과의사협회(ADA) 산하 연구기관인 ADA 포사이스 연구소(ADA Forsyth Institute)는 만성 치주염 원인균인 포르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Porphyromonas gingivalis)가 환자의 통증 감각을 억제하는 신경학적 분자 경로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만성 치주염은 잇몸 조직과 뼈가 파괴되는 대표적인 염증성 질환으로, 말기에 이르기까지 뚜렷한 통증을 유발하지 않아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공동 연구팀은 치주염 병원균인 P. 진지발리스가 증식하는 과정에서 세균이 통증 전달 신경 섬유에 직접 작용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세균이 신경 세포와 직접 접촉하면 신경 활성을 억제해 통증 신호가 뇌로 전달되지 못하도록 차단한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세균이 숙주의 면역 감시와 치료 반응을 피하려고 진통, 즉 통증 억제 효과를 보인다는 점에 주목했다. 중독과 오남용 위험이 큰 기존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나 장기 복용 시 위장관 출혈을 유발하는 소염진통제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비마약성 진통 메커니즘을 확인한 셈이다.

이번 연구 성과를 상용화하는 오랩바이오는 서울대학교가 유망 교원·동문 스타트업의 글로벌 스케일업을 지원하는 '2026 SNU 빅스케일업 2기'에 선정된 대표 바이오 딥테크 기업이다. 35년간 통증 연구를 이어온 오석배 대표가 2023년 설립했다. 오 대표는 세계적인 학술지 셀(Cell)을 통해 자연살해(NK)세포가 손상된 감각신경을 선택적으로 제거해 통증을 완화하는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국내외 등록 및 출원 특허 20건을 확보했으며 '신경손상의 면역세포치료' 원천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오랩바이오는 동물 실험의 한계를 보완하고 인간 신경 환경을 정밀하게 모사하는 3D 말초신경 생체모사칩 플랫폼과 AI(인공지능) 기반 신경-면역 네트워크 분석 기술을 자체 구축했다. 실시간으로 신경과 면역세포 간 상호작용 및 약물 반응을 평가할 수 있는 원천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다.

현재 오랩바이오는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치료용 면역세포 치료제 후보물질 'OLB001'을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 이번에 규명한 세균의 통증 억제 원리와 자체 신경칩 기술을 결합해, 주사제를 넘어 알약처럼 '먹는 비마약성 진통제'로 개발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오석배 오랩바이오 대표는 "전 세계 인구의 20%가 만성 통증을 앓고 있지만, 통증의 근본 원인을 치료하는 약물은 전무한 실정"이라며 "특히 중증 환자에게 쓰이는 마약성 진통제는 심각한 오남용과 '오피오이드 위기'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P. 진지발리스가 통증을 억제하는 세균 유래 물질과 신경 차단 기전을 규명한 만큼, 중독성과 부작용 없는 완전히 새로운 기전의 차세대 진통제 후보물질을 발굴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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