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R&D 사업화, 기술보다 수요 우선…"해결할 문제 찾아야"

김진현 기자
2026.10.29 15:30

[2026 K-프리미어 딥테크 페스타]
'공공 R&D 사업화, 현장에 답을 묻다' 좌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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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정은 한국기술과학정보연구원 기술사업화연구센터 센터장(왼쪽 세번째)이 2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K-프리미어 딥테크 페스타' 좌담회 '공공R&D 사업화, 현장에 답을 묻다'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기술이 얼마나 뛰어난가보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가가 중요하다."

공공 연구개발(R&D) 성과가 시장에 안착하려면 기술 개발 초기부터 수요와 사업 모델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술적 완성도만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문제를 찾아 제품화와 시장 진입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2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B홀 플러스 스테이지에서 열린 '2026 K-프리미어 딥테크 페스타'에서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과학기술사업화포럼 연계 좌담회 '공공 R&D 사업화, 현장에 답을 묻다'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KISTI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TIPA),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COMPA),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관계자들이 참석해 공공 R&D의 사업화 방안을 논의했다.

문회수 KIAT 수석연구원은 기술 성숙도만으로 사업화 가능성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구실에서 한 번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호 TIPA 실장은 R&D 지원사업의 사업화 성공률이 50~60%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기술 개발에 성공하고도 5년 안에 사업화하지 못하는 사례가 상당하다는 설명이다. 박 실장은 "무엇을 개발할 것이냐보다 무슨 문제를 해결할 것이냐가 더 중요하다"며 원천기술 단계부터 T산업 현장의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자가 창업 초기부터 시장 수요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송명원 COMPA 성과확산팀장은 "연구자들이 창업할 때 시장을 바라보고 해야 하는데 그 자체가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COMPA는 전국 14개 거점센터에서 252개 창업팀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수요기업·기관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업 방향을 구체화하고 외부 경영 전문가와의 연결을 지원하고 있다.

김은선 KISTI 기술사업화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시장 수요가 부족한 연구, 기존 제도·인증 절차와의 불일치, 기술 성숙도와 시장 성숙도의 차이를 공공 R&D 사업화의 장벽으로 꼽았다. 그는 "시장의 수요와 가격, 제도 문제를 풀지 못하면 좋은 기술도 사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엔젤투자자와 벤처캐피탈(VC), 금융권, 정부 정책이 연계된 지원 체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선우 STEPI 중소·벤처기술혁신정책연구센터장은 교수창업기업과 투자 시장 사이의 시각차를 지적했다. 투자사들이 기술의 우수성만 강조하고 매출과 부가가치 등 사업성을 충분히 제시하지 않는 기업에 투자하기를 꺼린다는 것이다. 교수의 과도한 지분과 영향력이 시장 변화에 맞춘 사업 전환을 늦추는 문제도 언급했다.

김 센터장은 "스타트업은 기술이 아닌 비즈니스 모델을 말해야 하고, 기술을 살 고객사를 단 한 곳이라도 특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정부가 지분을 참여하는 투자형 R&D가 확대되는 만큼, 국가 공급망의 공백을 메울 기업을 발굴·육성하는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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