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삼성전자부회장이 올해 첫 공식 행사에서 선보일 와인이 화제다.
와인 애호가로 알려진 아버지 이건희삼성전자회장이 각종 모임에서 선택한 와인이 매진 사례를 빚어온 만큼 처음 데뷔하는 '이재용 와인'에도 세간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리는 삼성그룹 신임임원 만찬 자리에는 프랑스의 유명 와인 '이기갈 지공다스(E. Guigal, Gigondas)'가 오른다.
이 회장의 장기입원으로 사실상 새해 그룹 경영을 주도하고 있는 이 부회장이 신임 임원들과의 첫 상견례 자리를 위해 직접 고른 와인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이 와인과 함께 건배사를 하며 새해 경영 화두를 던질 예정이다.
이기갈은 프랑스 남부 론 지방에서 3대에 걸쳐 내려온 레드와인으로, 국내에는 이 부회장의 사촌인 정용진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운영하는 신세계L&B에서 수입하고 있다.
특히 이기갈 지공다스는 그동안 '이건희 와인'으로 명성을 떨쳐 온 '이기갈 꽁드리유 라 도리안'(Condrieu La Doriane)과 같은 와인메이커 계열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 회장은 2012년 1월 자신의 생일 만찬에서 이 와인을 택했고 이 사실이 언론 보도를 탄 이후 품절 사태를 겪기도 했다.
다만 '이건희 회장의 이기갈'이 한 병에 20만원대라면, '이재용 부회장의 이기갈'은 5만원대(백화점 판매가 5만9000원)로 가격 차이가 있다. 정통성을 이어가면서도 조금 더 젊고 실용적인 면을 강조한 것으로도 읽혀진다.
또 아버지가 와병 중인 상황에서 비싸고 화려한 와인은 부담이 된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5월 이 회장이 쓰러진 뒤 삼성은 호암상 시상식과 신년하례식 등 그룹 차원의 대규모 행사를 모두 축소하거나 열지 않았다.
꽁드리유 라 도리안 뿐 아니라 이 회장이 그동안 만찬에서 마신 와인들은 곧바로 완판이 되기도 하는 등 '와인계의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이 회장이 와인을 고르는 안목이 워낙 탁월해 품질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게 소비자들 반응이다.
2013년까지 삼성은 신년 만찬에 와인만 올렸으나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전통주(백련 맑은술·자희향 국화주)를 추가하기도 했다. 당시 삼성 측은 "와인 업계 마케팅용으로 이용되는데 대한 부담이 있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목적도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만찬 자리에는 이 부회장의 여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제일기획 사장도 함께 참석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삼성가 삼남매가 신임 임원 만찬에 나란히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