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는 한국의 완성차 1차, 2차 협력업체가 진출할 큰 문이 열려 있습니다. 영국 정부도 이런 활동을 적극 지원할 의지가 있습니다."
제프 데이비스 영국 마이라(Mira) 기술부문 대표는 12일 서울 소공동의 한 호텔에서 머니투데이와 한 인터뷰에서 "영국의 자동차 산업은 매우 건전한 상황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마이라는 1945년 자동차 산업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영국 정부의 연구 기관으로 출발해 1970년대 민영화됐다. 자동차를 비롯해 항공, 방산 분야 제조업체들에 연구개발(R&D), 기술 테스트, 시장 진출과 관련한 컨설팅을 제공한다. 지난해 매출은 5000만파운드(853억원) 규모로, 대부분 엔지니어링, R&D 지원 분야에서 발생한다.
한국에서도 현대자동차가 1970년대 말 포니의 기술 인증을 받는 것을 지원하는 것을 시작으로 쌍용자동차, 대우상용차, 현대모비스, 한국타이어 등과 협업을 해 왔다. 마이라는 영국에 850에이커(344만㎡) 규모의 연구 단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여기엔 600여명의 엔지니어들이 근무한다.
이번 인터뷰는 데이비스 대표가 삼성테크윈과 협업을 논의하기 위해 방한한 것을 계기로 이뤄졌다.
데이비스 대표는 영국의 자동차 산업에 대해 "영국은 벤틀리와 롤스로이스, 애스턴마틴, 재규어랜드로버 등 고급 브랜드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 5년간 연정 형태로 정부를 이끈 보수당이 정부와 업계가 함께 참여하는 '자동차산업위원회' 등을 통해 연구와 생산 활동을 지원했다"며 "토요타와 닛산, 혼다 등 일본의 3대 자동차업체가 영국에서 프리미엄 스포츠카를 설계, 생산하고 한국과 중국 업체들도 영국의 엔지니어링 전문 능력을 많이 활용할 정도로 자동차 산업 발전 전략은 성공적이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영국의 완성차 생산은 7년래 최대 수준인 153만대에 달했다. 유럽의 경제위기 와중에서 1.2% 성장했다. 완성차 분야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자동차 부품업체는 영국 외부에 있는 경우가 많아 영국 정부는 완성차 1차, 2차 협력업체 유치를 위해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지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데이비스 대표는 "영국의 '마이라 테크놀러지 파크'는 주행시험장과 테스트 시설, 엔지니어링 센터 등 다양한 분야를 한꺼번에 지원할 수 있다"며 "영국이나 유럽에 진출하려는 부품업체가 있다면 추가 투자 없이 마이라가 갖고 있는 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영국 정부도 적극 지원할 의지가 있다"며 "특히 영국이 주도권을 갖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지능형 무인차 개발인데,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자 하는 업체들은 영국에서 지원할 수 있는 게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자동차 산업에 대해서는 "20년간 환상적으로 성장했고, 현대자동차의 경우만 해도 '월드클래스(세계일류)' 수준의 제품을 내 놓는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 가지 주목할 게 있다면 지금까지는 미국 시장에 집중했지만 점점 유럽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라며 "유럽 고객은 요구사항이 까다롭기 때문에 더 많은 노력을 전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마이라는 삼성테크윈과 전기 버스, 군용 트럭 등의 전기구동시스템 배터리 팩 설계와 제조, 양산을 위해 협력을 하게 된다.
데이비스 대표는 "지난 3년간 이미 삼성테크윈과 배터리 솔루션 개발 협력을 해 왔다"며 "배터리 시스템엔 굉장히 많은 셀이 들어가는데 각각의 용도에 맞게 제품을 개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