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영업익' 비결은
AI수요 확대·공급 한계 겹쳐… 메모리값 전년의 7.3배
月 68만장 생산 글로벌 45%… 평택 공장 조기완공 전망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한 배경에는 메모리반도체(이하 메모리) 가격상승을 넘어선 '생산능력 우위'가 있다. 메모리를 만들면 바로 팔리는 수급상황이 이어지면서 생산량 자체가 실적으로 직결되는 구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호실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본다.
8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D램 생산능력은 웨이퍼 기준 월 68만장으로 글로벌 메모리 제조3사 가운데 약 45%를 차지한다. 2위인 SK하이닉스보다는 28.3%, 3위인 마이크론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이같은 삼성전자의 생산능력이 57조20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뒷받침했다. 업계에서도 반도체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에서 약 53조원을 담당한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1분기 DS부문 영업이익이 1조1000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약 50배나 급증한 셈이다.
일단 메모리 가격상승이 실적확대를 이끌었다. 지난달말 기준 PC용 DDR(더블데이터레이트)5 16GB(기가바이트) 제품의 평균계약거래가격은 31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3배 상승했다. 구형인 DDR4 가격 역시 약 12배 오르며 전반적으로 메모리 가격이 크게 높아졌다. D램의 이익률은 80%에 달할 정도였다.
메모리 가격급등은 제한된 공급여건에서 비롯됐다. 메모리업계는 2022년 이후 업황둔화에 대응해 보수적인 설비투자를 진행했고 그 결과 클린룸 면적 등 물리적 생산 인프라 증가가 사실상 멈춘 상태였다. 생산능력을 단기간에 늘리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실제로 생산능력 증가속도는 제한적이다. 옴디아는 올해 4분기 메모리3사의 총생산능력이 월 159만장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봤다. 현재 대비 5.3% 증가하는 데 그치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내년 하반기는 돼야 의미 있는 증설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반면 수요는 계속 늘어난다. AI(인공지능)가 생성형에서 추론형으로 진화하면서 데이터센터가 증가한 것 이상으로 필요한 메모리 용량이 커졌다.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엔비디아 연례개발자회의 'GTC 2026'에서 이얄 프니니 삼성전자 수석은 "메모리 용량 요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성형 AI의 성능이 GPU(그래픽처리장치)의 연산속도에 크게 좌우됐다면 추론형 AI는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많이 옮길 수 있느냐가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
AI의 변화는 메모리 전반의 수요확대를 이끈다. HBM(고대역폭메모리)뿐 아니라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까지 필요한 용량이 늘고 있다. 동시에 D램을 여러 장 쌓는 형태인 HBM의 생산능력 확대는 기존 D램 생산여력을 일부 흡수하면서 공급제약을 더욱 심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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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심화하면서 빅테크(대형 IT기업)들의 메모리 확보경쟁도 치열해졌다. 최근에는 3~5년 장기계약과 선급금을 통한 물량선점 움직임까지 나타났다. 생산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HBM의 경우 이미 내년 물량까지 대부분 팔린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현재 시장에서는 '얼마나 많이 생산하느냐'가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변수로 꼽힌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최근 마이크론 영업이익(24조3000억원) 대비 약 2.4배 높은데 양사의 생산능력 격차(2.3배)와 비슷하다. 생산능력이 곧 영업이익에 반영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압도적인 메모리 생산능력이 실적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며 "생산능력이 중요해지면서 평택캠퍼스 5공장(P5)의 완공시점을 앞당기는 등의 대응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