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수입차 시장 다시 빼앗아 올까… 카니발 리무진

양영권 기자
2015.05.16 07:00
2015 카니발 리무진. /사진=이기범 기자

국내 레저용 차량(RV) 시장에서 기아자동차 카니발의 존재감은 남다르다. 고속도로 전용차선을 달릴 수 있는 차는 카니발 외에 쌍용자동차의 코란도 투리스모도 있지만 판매량이 5622대와 556대(올해 4월 기준)로 10배 차이가 난다. 현대자동차의 스타렉스도 11,12인승이지만 승용이 아닌 상용으로 분류된다.

대표적인 대형 세단인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5120mm)보다 작은 차체 길이(5115mm) 에 최대 11개의 좌석을 넣다 보니 탑승자 개인 공간이 작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수입차 브랜드들은 여유로운 실내공간을 내세우며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7인승 혼다 오딧세이와 토요타 시에나, 크라이슬러 그랜드 보이저,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등이 가족 단위 캠핑족의 선택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수입 미니밴과 경쟁하기 위해 기아차가 ‘버스전용차로 주행 가능 차량’이라는 장점을 포기하고 내놓은 게 카니발 리무진 7인승이다. '디젤' 일색이던 카니발이 7인승 리무진에는 3.3리터 직분사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모델을 추가한 것도 가솔린이 대부분인 수입 미니밴을 경쟁자로 의식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수입차가 개척한 시장에 기아차가 발을 들여놓은 것이라 봐도 좋다.

기자가 시승한 카니발 리무진은 가솔린 모델이 아닌 일반 카니발과 같이 2.2 디젤 엔진을 장착한 모델이다. 가족과 함께 서울의 강북 지역에서 경기 이천까지 서울외곽순환도로와 중부고속도로, 국도 지방도 등으로 이뤄진 왕복 200여km 구간을 주행했다.

성능이나 외관은 기존 9,11인승과 동일하다. 제원표에는 최고출력 202마력(ps), 최대토크 45kg·m에 복합연비는 리터당 11.2km로 나와 있다.

내부를 보면 차이가 확연하다. 사실 기존 9인승 카니발 이용자들은 맨 뒤 4열의 3개 좌석은 무릎 공간이 좁아 거의 접어두고, 사실상 6인승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7인승은 4열을 없애고 기존 2개 좌석이었던 3열을 3개 좌석으로 늘렸다. 결과적으로 2열과 3열 이용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무릎 공간이 6cm씩 더 생겼다.

'리무진'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고급스러운 소재와 편의장치를 대거 적용했다. 시트는 부드러운 나파가죽을 사용했고, 1열과 2열 사이, 2열과 3열 사이에 각각 독립된 선루프가 장착됐다.

2015 카니발 리무진의 내부 2열 좌석 모습. /사진=이기범 기자

특히 동승자가 주로 앉는 2열은 135도 정도로 눕힐 수 있다. 여기에 우등버스나 항공기 비즈니스석 이상에 사용되는 다리받침(레그 서포트)이 적용됐고, 비행기 좌석처럼 탑승자의 머리와 목 부분의 특성에 맞게 30도 각도로 접을 수 있는 ‘윙 아웃 헤드레스트’가 적용됐다. 동승자는 마치 항공기 비즈니스석에 앉은 것처럼 휴식을 취하며 이동할 수 있었다. 앞뒤로 독립된 에어컨 덕분에 넓은 내부 공기는 쾌적하게 유지됐다.

3열의 경우 시트 뒤에 있는 끈을 잡아당기면 앞으로 접히고, 다시 손잡이를 당기면 차량 바닥으로 들어가는데, 이렇게 하면 적재 공간이 506리터에서 1307리터로 2배 이상 늘어난다. 캠핑족이라면 웬만한 장비를 보두 싣고도 남을 공간이다.

널찍하고(1985mm) 높은(1740mm) 차체이지만 그리 차가 둔하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가속을 할 때 변속이 빠르지는 않았지만, 속력은 꾸준하게 올라갔다. 다만 ‘에코’ 주행 기능이 있지만 일반 주행과 차이는 거의 느낄 수 없었다.

후방카메라뿐 아니라 4면을 모두 볼 수 있는 ‘어라운드뷰 모니터링’ 시스템까지 갖춰 주차 라인 맞추는 것도 쉬웠다.

아쉬운 게 있다면 ‘너무 친절한’ 전용 내비게이션이다. 내비게이션 안내음이 나올 때마다 라디오나 CD 음량이 0에 가까울 정도로 줄어들었다. 안전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음악을 집중해서 들을 수가 없었다. 내비 음량을 0으로 해도 안내음이 나올 순간이 되면 오디오 음량은 자동으로 줄었다.

주의할 점. 9, 11인승과 모양이 같다고 고속도로 버스 전용도로로 달려도 알아채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진 말자. 전용차로 감시 카메라는 차의 외관으로 판단하는 게 아니라 번호판을 인식한 뒤 등록된 차의 제원을 보고 전용차로에 적합한 차인지 알아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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