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선진국 제조업의 혁신 본받자

박영탁 한국기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
2015.08.03 09:48

최고의 수율과 원가절감을 통한 생산성 향상 노력 절실

최근 선진국의 기계, 로봇, 부품, 기자재 등 제조현장에서 스마트공장 바람이 거세다.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인더스트리 4.0'이 시작된 이유가 생산성과 품질 향상을 통해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산업생태계의 가치사슬과 일자리가 국내에 머물도록 하는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이는 독일 미국 등 선진 강국들이 제조업 부흥을 추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이들과 경쟁하는 우리 제조업도 스마트화를 통한 혁신은 피해갈 수 없는 현실이다. 고령화로 인한 기술인력 부족문제를 해결하고 품질·성능 고도화 및 최고의 수율과 원가절감을 통한 생산성 향상 노력이 절실한 때다.

독일 지멘스의 암베르크 공장은 지난 20년에 걸친 스마트 공장 시스템 구축으로 품질향상은 물론 고용환경을 개선하면서 생산성을 8배로 높이고 있다.

일본의 컨트롤러 및 자동화로봇 생산기업인 화낙도 이 같은 스마트화 트렌드를 잘 보여준다. 총 22개 공장에는 시각 센서가 달린 크고 작은 로봇들이 마주보고 팀을 이루어 협업하고, 2000여명의 직원 중 대부분은 제품설계·개발 담당 연구원과 A/S(사후관리)를 담당하는 엔지니어들이다.

화낙은 이런 스마트공장을 15년 전부터 구축했고, 현재 자동화률은 75%에 달한다. 똑똑한 로봇의 생산성에 힘입어 영업이익률도 36%를 상회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고수익성을 바탕으로 연구개발 투자와 스마트 시스템 고도화라는 선순환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이 있다. 지멘스의 암베르크 공장은 획기적인 생산성 향상, 원가절감과 작업환경 개선을 하면서도 일정 수준의 고용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화낙은 엔고시절에도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지 않고 기술개발과 생산효율성 높여 경쟁력을 확보했고, 숙련기능 인력이 점차 로봇으로 대체되는 상황에서 사람은 주로 연구개발과 엔지니어링 및 A/S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자국내 가치사슬과 일자리를 지켜 나가는 과정에서 ICT(정보통신기술)융합 및 IoT(IoS), CPS 기술을 통한 자동화, 스마트화로 제조 현장은 지속적으로 혁신되었고 연구개발 인력은 대폭 늘어난 반면 현장 기능 인력은 크게 줄었다. 결국, 기술개발과 설비투자에 따른 가치사슬의 파급효과는 국내에 머물고 종업원은 단순 기능공에서 연구원과 엔지니어 등 양질의 일자리로 이동한 셈이다.

기계산업은 생산설비·기자재·부품을 공급하며 제조업의 기반을 이루는 뿌리와 뼈대가 되는 것으로 연관산업의 품질·생산성을 결정짓는 대표적인 고용창출형 산업이다.

지멘스나 화낙의 투자가 제조업을 국내에 머무르게 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그 토대가 되는 각종 전·후방 연관산업을 보유한데 있다. 기계류·부품·소재, 센서 등을 포함하는 산업생태계와 소프트웨어, 산업용 로봇 및 스마트화 시스템 기술이 어우러진 시너지효과가 필요하다.

우리의 '제조업혁신 3.0'도 전·후방 연관산업 생태계를 건강하게 가꾸기 위해서는 스마트공장 보급과정에서 산업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효과를 중시하는 연구개발투자와 국내 기계류 부품·기자재 및 각종 센서와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참여를 적극 확대해야 한다.

보안 및 표준화 문제는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이며, 제조업 인력수요에 스마트화 트렌드를 반영해 기계와 소프웨어 둘 다 아는 차세대 엔지니어 양성도 중요하다. 정부의 투자 활성화 지원과 조세금융, 외국인 투자 유치 등 제반정책이 가치사슬과 산업 생태계 및 일자리 창출 효과에 맞춰 더욱 스마트하게 다듬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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