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전자, TV생산 '1000만대 감축' 라인 1/3 줄여

박종진 기자
2015.08.19 17:51

수익성 악화 TV 사업, 과감한 몸집 줄이기… 캐파 대폭 축소, "물량보다 수익성 지키기"

삼성전자가 전 세계에서 반년 만에 약 1000만대의 TV 생산라인을 감축했다. 시장 불황으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TV사업을 사상 최대 규모로 조정했다.

시장 수요가 위축된 만큼 물량공세보다는 수익성에 집중해 시장 1위를 지킨다는 전략이다.

1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TV 캐파(생산능력)를 2136만8000대로 줄였다. 작년 상반기 생산능력은 3131만7000대, 2014년 연간으로도 6299만대 수준을 유지했지만, 올 들어서 불과 반년 새 1000만대가량 생산능력을 줄인 것이다. 연간 생산능력도 4200만대 선으로 조정될 전망이다.

캐파를 31.8% 급감시킨 대대적 구조조정이다. 올 상반기 삼성전자의 실제 TV 생산대수도 1942만5000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8% 감소했다.

TV 수익성 악화에 고심하던 삼성이 결국 몸집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1분기 CE(가전사업) 부문에서 영업손실 1400억원을 내는 등 고전을 겪어왔다. 삼성은 올해 TV사업에 대한 그룹 차원의 강도 높은 경영진단(일종의 감사)을 실시 중이다. 이번 생산능력 감축도 TV사업의 기반을 전면 재조정하는 차원으로 읽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TV 시장 불황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힘들어 수익성이 떨어지는 생산라인을 과감히 정리하고 전략 거점을 중심으로 효율화를 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부터 심화된 동유럽 환율 급등과 유로화 약세 등 환율 불안에 경기불안 장기화가 겹치면서 세계 TV 시장은 위축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TV 시장 판매량은 9789만대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엄습했던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세계 1위인 삼성전자는 그동안 빠르게 생산능력을 확대해왔다. 2008년 3288만대였던 캐파는 2010년 4000만대를 넘어섰고 2012년 5000만대, 2014년 6000만대를 차례로 돌파했다. 하지만 가동률은 2009년 97%를 기록한 이후 계속 떨어져 2013년 89.5%, 작년 87.4%까지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달라진 시장상황에 맞춰 비대해진 생산라인을 조정한 것이다. 올 상반기 가동률은 90.9%로 다시 올라섰다.

생산량은 대폭 줄었지만 시장 점유율은 2분기에도 1위를 지켰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매출액 기준 28.5%, 판매량 기준 21.4%로 모두 1위를 유지했다.

한편 세계 2위인LG전자는 2분기 시장 점유율 14.1%(매출액)와 13%(판매량 기준)를 기록했다. LG전자는 상반기 생산능력이 1749만7000대로 전년보다 5.6% 줄이는 선에서 유지했다. 실제 생산수량은 1209만1000대로 19%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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