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저력, S7-반도체 '쌍끌이 서프라이즈'

박종진 기자
2016.04.07 10:10

위기 속 영업이익 6.6조, 스마트폰 선봉에 V낸드가 밀었다…TV 등 가전도 선전

삼성전자는 위기에 강했다. 모두가 불황을 걱정하고 식어버린 시장에 위축됐을 때 탄탄한 기술과 소비자의 입맛에 맞춘 제품으로 정면 돌파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몰이 중인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S7시리즈가 선두에 섰고 V(수직구조)낸드 등 압도적 기술을 갖춘 '맏형' 반도체가 밀었다. 프리미엄 제품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꾸준히 개선한 가전 사업도 힘을 보탰다.

삼성전자는 1분기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6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잠정치)을 7일 발표했다. 잠정 매출액은 49조원이다.

시장의 예상치(영업이익 5조6000억원대, 와이즈에프엔 기준)보다 1조원가량 많은 놀라운 실적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 민망해진 정도다.

직전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8.1% 줄고 영업이익은 7.5% 증가한 수준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주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 10.4% 늘어났다.

영업이익뿐만 아니라 매출도 전년대비 나아졌다는 건 긍정적인 신호다. 제한된 시장 수요 내에서 원가·비용을 줄여서 억지로 수익을 낸 게 아니라 판매 자체를 키우고 있다는 징조이기 때문이다.

'어닝 서프라이즈'의 원동력은 우선 IM(IT·모바일)부문의 선전이다. IM부문이 거둔 영업이익은 3조5000억원을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3월 출시한 갤럭시 S7이 판매 한 달도 안돼 약 1000만대가 팔리는 등 돌풍을 일으킨 덕이다.

세계 각지의 소비자 요구를 적극 수용한 점이 갤럭시 S7의 인기비결로 꼽힌다. 방수 성능, 대용량 배터리, 카메라 기능 강화 등 소비자들의 선호가 대부분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기대에 못 미친 전작 S5와 S6의 초반 판매량을 월등히 넘어서고 있다.

1분기에는 3월 출시 후 한 달 실적만 반영됐지만 3개월분 실적이 온전히 반영되는 2분기에는 더 좋은 실적이 기대된다.

DS(부품) 부문의 반도체도 악조건 속에서 저력을 보여줬다.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2조5000억~2조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시장 상황은 좋지 않았다. 전반적 IT(정보기술) 시장 침체에 따른 가격 하락은 올해도 이어졌다. D램 가격(DDR4 4Gb 기준)은 지난해 10월 중순만 해도 2.7달러 선을 유지했던 현물가가 3월 말에는 1.7달러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앞선 기술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제품을 장악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가격 하락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았다. D램은 올해부터 거의 모든 제품을 20나노 미세공정 기술로 양산해 생산성을 극대화했고 2월 말부터는 10나노급(18나노) 제품도 양산에 들어갔다.

낸드플래시 역시 독보적인 V낸드 기술을 바탕으로 3세대(48단) V낸드와 고용량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비중을 늘리는 등 수익성을 개선했다.

시스템LSI 반도체도 선전했다.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에서 2세대 14나노 공정 양산, 거래선 다변화, 제품 라인업 확대 등으로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렸다.

환율도 도와줬다. 지난해 4분기 원/달러 평균환율은 1157원이었지만 올해 1분기 평균환율은 1201원이었다. 반도체 주요 제품을 달러 기반으로 결제하는 삼성전자는 원화약세(환율상승)일수록 유리하다.

CE(소비자가전) 부문도 고군분투했다. TV를 비롯한 가전 사업의 영업이익은 약 5000억원으로 관측된다. 패널 가격 하락과 라인 효율화 작업 등으로 TV 사업의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개선됐고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생활가전 사업도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꾸준한 성적을 거뒀다.

반면 디스플레이 부문은 LCD(액정표시장치) 가격 하락의 여파를 이기지 못하고 적자를 냈다. 적자 규모는 3000억원 안팎으로 전해졌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따른 공급 과잉의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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