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가스 불법조작 의혹을 두고 환경부와 닛산의 갈등이 증폭되는 가운데 판단의 기준이 된 '임의설정'을 두고 17일 양측의 의견이 팽팽히 엇갈리고 있다.
닛산은 캐시카이의 엔진 흡기온도가 35℃ 이상시에 배출가스재순환장치(EGR)가 중단된 것에 대해 '차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며, 캐시카이는 실내보다 실외에서 배출가스가 많이 배출된 19개 차종의 하나일 뿐이라고 설명하는 반면, 환경부는 개선 의지가 부족한 불법 조작의 결과라고 지적한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배출가스 저감장치인 배출가스재순환장치가 35℃ 이상에서 꺼지는 것에 대해 "고온으로부터 자동차와 엔진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다른 차량에서도 발견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는 차량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해 적발된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이 프로그램에 따른 계획적인 임의설정이었던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는 설명이다.
EGR을 35℃ 이상에서 끌 수밖에 없는 이유는 고무로 돼있는 EGR 파이프가 녹아내려 차의 수명과 안전성 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조작하지 않은 것으로 '임의설정'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게 한국닛산의 설명이다.
닛산은 이러한 이유로 영국에서 제작되는 캐시카이가 주요 판매처인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에서는 이미 '임의설정' 의혹 없이 인증을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닛산 관계자는 특히 환경부가 '외부 온도 20℃ 조건에서 30분가량 주행시키면 엔진룸 흡기 온도가 35℃ 이상으로 상승한다'고 설명한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엔진 흡기온도는 과속, 급감속 등 운전자의 운전 성향에 따라 상이할 수 있는 만큼 특정 온도는 기준이 될 수 없다"며 "35℃ 아래로 떨어지면 EGR은 다시 작동된다"고 말했다.
반면 환경부의 입장은 정 반대다. 우선 환경부는 '프로그램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한국닛산과 달리 임의설정을 폭넓게 이해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배출가스 관련 부품의 기능이 저하되도록 정지, 지연, 변조하는 행위는 모두 임의설정에 해당 된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이를 근거로 일반 차량이 EGR 파이프를 고무 대신 금속으로 제작, 흡기 온도가 45~50℃가량이 되는 데까지 EGR 기능을 유지하는 것과 달리 캐시카이는 이러한 부분에 대해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캐시카이와 함께 배출가스 조사를 받은 19개 차종이 모두 45~50℃까지 EGR 기능이 유지되는 반면 캐시카이만이 이례적으로 문제가 됐다는 것이다.
특히 환경부는 EGR이 꺼지는 캐시카이의 엔진룸 흡기온도(35℃)가 닛산의 주장과 달리 운전 성향과 관계없이 외부 온도가 20℃인 상황에서 30분가량 주행시키면 올라가는 온도라고 지적했다. 통상 운전을 하는 상황에서 EGR을 끈다는 것은 의도적인 조작의 결과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