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올랐나' D램 현물가 한달 새 5%↓…메모리 업황은 견조

'너무 올랐나' D램 현물가 한달 새 5%↓…메모리 업황은 견조

김남이 기자
2026.03.31 17:20

PC용 D램 현물가격 이달 들어 하락..메모리 제조사, 1분기 계약 가격은 전분기 대비 2배 올라

올해 DDR5 16Gb 현물 거래가격 추이/그래픽=김지영
올해 DDR5 16Gb 현물 거래가격 추이/그래픽=김지영

급등하던 D램 반도체 현물가격이 하락 전환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가격 부담에 따른 거래 위축과 PC·모바일 중심 전방 수요 둔화가 맞물린 영향이다. 다만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 실적에 반영되는 계약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업황의 상승 흐름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다.

31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27일 PC용 DDR5(더블데이터레이트5) 16GB(기가바이트) 현물가격은 37.5달러로 한 달 전보다 5.2% 떨어졌다. DDR5 현물가격은 지난 18일 39.8달러까지 오른 이후 하락세로 전환됐다. 전월 말 대비 현물가격이 5% 이상 하락한 것은 최근 6개월 사이 처음이다.

D램 가격 상승을 주도해온 DDR4 역시 최근 들어 조정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 79.9달러까지 올랐던 DDR4 16Gb 제품 가격은 최근 74.7달러로 내려 앉았다. 한 달 사이 6.5% 하락했다. D램 가격은 지난 2월 상승세 둔화 후 이달 들어 하락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현물가격은 중소 세트업체나 모듈업체가 거래하는 유통시장 가격으로 메모리 제조사와 대형 고객 간 형성되는 계약가격과는 성격이 다르다. 최근 유통시장에서 가격 급등에 대한 부담 인식이 확산되며 거래가 위축됐고, 이에 따른 가격 조정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일부 업체들이 재고를 선제적으로 확보한 점도 단기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PC·스마트폰 등의 전방 산업 수요 둔화도 영향을 미쳤다.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PC·노트북·스마트폰 완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수요가 위축되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글로벌 PC(노트북 포함)와 스마트폰 출하량이 각각 12%, 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물가격 조정은 증시도 흔들었다. AI(인공지능) 메모리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터보퀀트 기술 부각과 중동 리스크, 원자재 가격 상승 우려 등이 겹치며 전날 미국 증시에서 마이크론 주가는 9.8% 하락했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각각 5.16%, 7.56% 떨어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현물가격 하락이 삼성전자(167,200원 ▼9,100 -5.16%)·SK하이닉스(807,000원 ▼66,000 -7.56%) 등 메모리 제조사의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가격 상승 둔화가 나타났지만 1분기 PC용 D램의 평균 계약가격은 전분기 대비 2배 이상 상승했다는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설명이다.

현물가격과 계약가격 간 격차가 여전히 큰 점도 추가 상승 여력을 뒷받침한다. DDR4 현물가격은 지난해 3분기 말 대비 약 5.8배 상승한 상태다. 최근 격차가 일부 축소됐지만 DDR4 현물가격은 계약가격 대비 약 2배, DDR5는 약 20% 높은 수준이다. 트렌드포스는 2분기 PC용 D램 계약가격이 전분기 대비 40~45%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수익성도 이미 높은 수준이다. 현재 계약가격 기준 D램 영업이익률은 80% 수준에 이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장기공급계약(LTA)을 확대하며 이러한 고수익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장기공급 계약조건에 최저가격·물량 조항과 함께 대규모 선급금 조항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현물가격 조정에도 불구하고 AI 서버를 중심으로 한 구조적 수요가 유지되는 한 메모리 상승 사이클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의 일부 하향 안정화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타이트한 수급 환경과 고객 대기 수요로 인해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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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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