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한학자 통일교 총재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불법 정치자금 1억원 수수 여부에 대해 증언을 거부했다. 그러나 권 의원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통일교의 지지 확정을 기대하며 한 총재를 만나 큰절한 사실은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31일 한 총재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사건의 속행 공판을 열고 권 의원의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권 의원은 이날 통일교 측 지지를 굳히기 위해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을 통해 한 총재를 만났다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윤 전 본부장이 '한 총재가 국민의힘 지지를 결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니 한번 인사드리겠느냐'는 취지로 제안했고 당시 윤석열 후보 지지율이 좋지 않아 표를 모으는 차원에서 이를 수락했다"고 증언했다.
권 의원은 한 총재에게 큰절한 사실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선거운동을 하면서 한 표 한 표가 아쉬운 상황이었다"며 "몇만 표라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종교 지도자라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어 "설 직후 절이나 노인정에 가도 큰절로 인사하는 게 정치인의 기본 자세"라며 "표를 준다면 큰절 아니라 무엇을 못하겠느냐"고 했다.
권 의원은 이를 두고 특검이 큰절 장면을 지나치게 부각했다고 지적했다. 한 총재가 고령의 종교 지도자인 만큼 예를 갖춰 인사한 것일 뿐 부적절한 행위로 볼 사안은 아니라는 취지다.
권 의원은 통일교 측 금전 지원 제안은 받았지만 거절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윤 전 본부장이 통일교 자금으로 당 후원금을 내겠다고 하자 후원금은 개인 자금으로 내야 하고 교단 자금을 쓰면 법 위반이라는 취지로 말하며 선을 그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권 의원은 핵심 쟁점인 1억원 수수 여부에 대해서는 끝내 답하지 않았다. 특검은 윤 전 본부장 다이어리에 적힌 '권성동 점심, 큰 거 한 장 서포트'라는 메모를 제시하며 1억원을 받은 사실이 없느냐고 물었다.
권 의원은 "항소심에서 1억원을 수수한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데, 여기서 안 받았다고 말하면 위증이 되느냐"고 되물었다. 재판부가 기억과 다른 진술을 하면 위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하자 권 의원은 "증언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독자들의 PICK!
재판부는 오는 6월12일 결심공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한 총재에 대한 구형량이 정해지고 한 총재 측은 최종변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 총재는 윤 전 본부장과 공모해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지원을 요청하며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재판에 넘겨졌다.
또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목걸이와 샤넬 가방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하는 데 관여한 혐의, 자신의 원정 도박 의혹에 관한 경찰 수사에 대비해 윤 전 본부장에게 증거 인멸을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