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도 어수선한데,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으니 더 불안하네요."(항공업계 관계자)
아시아나항공에서는 지난 2일 미국 뉴욕행 여객기에서 조종사 두 명이 난투극을 벌이다 한시간 가까이 이륙이 지연된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게다가 불안한 심리 상태를 가질 수 밖에 없는 조종사 한 명을 275명이 탄 비행기에 투입시켰다. 그나마 비행 도중 다툼이 일어나지 않은 점을 불행 중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
사흘 뒤인 5일 밤에는 인천공항발 영국행 여객기가 엔진 고장으로 러시아에 비상 착륙해 승객들이 낯선 곳에서 추위와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조종사간 다툼은 우발적인 일이었고, 러사아 긴급 착륙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신속 대응이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올해부터 시작된 '비상 경영'의 부작용이 나타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마른수건 쥐어짜기식 경영 기조가 조직 내부의 스트레스와 긴장을 높일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운항 일정이나 기재 운용이 무리하게 이뤄질 수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사고를 내거나 안전의무를 위반해 업계에서 가장 많은 3건(5억7000만원)의 과징금을 냈다. 최근 한 정비사가 임원을 사내회의에서 폭행한 혐의로 해고되는 사례까지 터졌다.
조용하지 않기는 대한항공도 마찬가지다. 20일부터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의 파업도 예고됐다. 임금협상 과정에서 노사가 장기간 극심한 갈등을 빚다 결국 11년 만의 파업을 결정한 것이다.
2008년부터 항공산업이 필수공익 사업장으로 지정돼 국제선은 80%, 제주노선 70%, 국내선 50% 이상 정상 운행을 해야 한다지만 공백으로 인한 안전 우려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노사간 송사까지 진행될 정도로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피로감도 계속 쌓이고 있다.
급기야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나서 조만간 강호인 장관 주재로 국적항공사 최고경영자들과 '긴급 안전 점검회의'를 열고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정부가 나선다 한들 결국은 항공사들이 결자해지해야 할 일이다.
항공사는 한번의 대형 사고로도 엄청난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아무리 조직 안팎의 스트레스가 쌓인다 해도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