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국 맞춤형 전기차 정책' 필요하다

장시복 기자
2017.03.06 03:15

현대차가 최근 간담회에서 자사의 '아이오닉' 전기차 고객 활용 사례 동영상을 보여줬다.

매우 만족해하는 사례 속 주인공은 경기 판교 단독주택에 사는 한 주부였다. 차고에 별도 충전기를 설치해 밤새 충전을 한 뒤 다음날 여유롭게 활용했다.

정작 이 영상을 본 취재진들은 떨떠름한 표정이었다. "과연 저 사례 속 주인공처럼 마음 놓고 충전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한국에 과연 얼마나 될까"라는 회의적 반응이었다.

'아파트 공화국'이라 불리는 대한민국에서 대다수가 주차할 자리를 찾기도 벅찬 현실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전기차 시대'가 개화하고 있다. 미국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가 오는 15일 국내 첫 매장을 열고, 중국 전기차 판매 1위 비야디(BYD)까지 진출 채비를 하고 있다.

현대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도 조만간 다가올 '전기차 쇼크'에 분주히 대비하는 모습이다.

이러다 보니 소비자들의 관심도 부쩍 높아졌다. 전기차 민간공모 신청에는 밤새 줄이 이어질 정도다. 그렇지만 여전히 대다수는 기대감 반, 불안감 반이다.

무엇보다 충전에 대한 걱정이 크다. '자동차 5대 강국' 타이틀에 비하면 아직 해외 선진국에 비해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국내 급속충전기는 전국에 750여대에 불과하다.

물론 환경부 등 유관부서에서 꾸준히 전기차 대책을 내놓고 있긴 하지만 더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존 '전기차 선진국' 정책 모델을 따르기엔 환경이 달라서다.

우리나라는 미국·유럽과 달리 전용 차고가 있는 단독주택 비중이 적고, 중국처럼 일방적인 정부 주도형으로 할 수 있는 경제 시스템도 아니다.

수도권에 집중된 인구 구조, 10채 중 6채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주택 구조,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사회 현상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한국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예컨대 기존 오래된 아파트나 주유소 등 플랫폼을 활용해 쉽고 효율적으로 충전기를 설치·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기존 충전 시설에 대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관리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범정부적으로 '전기차 콘트롤타워'를 만들고 민간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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